출근 중이던 새내기 소방관이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신속한 초동 대응으로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사고를 막아냈다.

15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정읍소방서 대응예방과 소속 한호희(26) 소방사는 전날 오전 8시30분쯤 출근을 위해 정읍시 북면 태곡리 도로를 지나던 중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노인들 10여명을 태운 카니발 승합차와 70대 여성이 운전하던 마티즈 승용차가 충돌한 사고였다.
급히 차를 세운 한 소방사는 먼저 승합차로 달려가 탑승자들을 도로 가장자리로 안전하게 유도한 뒤 승용차로 향했다. 순간 승용차 엔진룸에서 연기와 함께 불꽃이 튀는 것을 발견한 그는 주저 없이 자신의 차량에 비치해 둔 소화기를 들고 신속히 진화했다. 여성 운전자는 사고 충격으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움직이지 못했지만, 다행히 주위 목격자들의 도움으로 차량 밖으로 대피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초기 화재를 막아내며 2차 피해를 원천 차단한 한 소방사는 119구급대에 사고 상황을 상세히 전달하고 나서야 조용히 다시 출근길에 올랐다. 그는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들의 입소문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 소방사는 지난해 1월 임용된 지 1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위기의 순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그는 “몸이 먼저 반응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늘 준비하고 배우겠다”고 밝혔다.
최경천 정읍소방서장은 “소화기는 위급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한 소방사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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