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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아니었다”…뇌·심장 파고드는 ‘이 병’, ADHD·자폐와 연관 [건강+]

입력 : 2025-05-15 12:20:51 수정 : 2025-05-15 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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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결절성경화증 1142명 발생…뇌전증·지능저하 등 증상
올해 18살이 된 둘째 딸 A양은 15개월 무렵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을 겪었다. 이후 12살엔 심장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고, 이후 빨간 반점 형태의 피부병도 나타났다. 병명은 ‘결절성 경화증’. 유전병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엄마 B씨는 건강해 보이는 첫째 딸(24)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까 걱정이다.

 

결절성 경화증은 뇌와 신장, 심장, 피부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희귀병이자 난치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결절성 경화증’은 뇌·신장·심장·피부 등 여러 장기에 양성 종양이 발생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환자의 10명 중 8명에게서 뇌전증 발작이 나타나고, 1~5세 환자의 10명 중 9명에서 코 주위와 뺨에 대칭적인 혈관 섬유종이 나타난다. 또 정신지체와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와도 연관이 깊다.

 

15일 세계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해 받은 결절성 경화증 환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42명이 발생했다. 10년 전인 2014년 806명에서 매해 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크진 않다. 발생 빈도는 약 7000~1만명당 1명으로 희귀병인만큼, 발병 원인과 치료 방법 등이 잘 알려지지 않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결절성 경화증 증상은 대부분 출생 전이나 출생 때부터 알 수 있다. 태아 시기에 초음파를 통해 심장 등에 생긴 종양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출생 후 모반증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난다. 뇌와 폐, 심장, 신장 등 모든 장기를 침범하기 때문에  뇌전증, 지능저하, 행동장애, 얼굴 반점·손발톱 주위의 섬유종 등 피부증상, 정신지체 등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염미선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결절성 경화증 공개강좌’에서 “결절성 경화증 환자 모두가 지적장애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기자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호르몬 수준 등의 관련이 있다. 염미선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결절성 경화증 공개강좌’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대부분 자연발생적이지만 유전력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병에 걸린다고 해서 모두가 지적장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염미선 교수는 “환자의 절반 가량에게서 지적장애가 나타나며, 학습능력이나 사회정서적 문제, 이상행동과 정신건강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이지훈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신경분과 교수는 “인지장애를 겪을 확률은 50%이고,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25%, ADHD가 25%, 수면문제가 30%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증 환자는 삶의 질이나 기능에 별탈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증의 환자는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적절히 시행하면 완치는 어렵더라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꾸준히 추적 관찰을 하는게 중요하다”며 “개인별로 증상이 다양한 만큼 개인에 따른 전문적인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약물로 우선하며, 약물 효과가 떨어지면 수술적 요소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교수는 “항경련제, RET(세포 성장·분화·생존에 관여하는 유전자) 매개 억제제 같은 약물은 경련을 조절하고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데 쓰일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수술 등 외과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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