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운봉고원 가야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홍보관’이 14일 문을 열었다. 홍보관 개관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정체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남원시에 따르면 이 홍보관은 55억원을 들여 인월면 유곡리 가야 고분군 인근 부지 6191㎡에 연면적 560㎡ 규모로 건립됐다.

전시실과 디지털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췄으며, 광평유적에서 봉대리 고분군까지 남원 일대 가야 유적을 시간 순으로 구성해 관람객이 운봉고원의 역사적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고분군 발굴 조사 영상은 1989년부터 진행된 고고학 작업의 축적된 성과를 시청각 콘텐츠로 풀어내 관람객이 남원 가야의 숨결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고대 무덤터를 재현한 공간도 마련돼 가야시대 무덤 축조기술과 장례문화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200여 점의 유물 아카이브를 통해 1500년 전 가야인의 생활상과 정신세계를 복원하고,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가야고분군이 연속유산으로서 지닌 보편적 가치와 개별 유산별 의미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건물은 설계 과정에서도 지역 주민과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쳤다. 유산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하식 건축으로 설계됐으며, 외형은 고분군의 부드러운 곡선을 형상화해 조화를 꾀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한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며, 가야가 멸망한 562년까지 780여개소에 이르는 데다 고분 수만 해도 수십 만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남원 운봉 일대 고분군은 9.8㏊에 걸쳐 40여기가 분포하고 있다.
남원 ‘유곡리·두락리고분군’을 비롯해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창영 ‘교동·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등 7개 고분군은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받아 2023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국내 16번째로 등재됐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홍보관은 가야 세계유산을 친근하게 마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가야문화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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