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잇단 ‘투신 소동 영상’… 모방 위험 우려

입력 : 2025-05-14 20:49:00 수정 : 2025-05-14 22:46:1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생중계 등 5월 강남서 2건
“자살 위험군에 자극 가능성”

최근 서울 강남의 건물 옥상에서 투신 소동이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당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모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15층 빌딩 옥상에서 투신 소동을 벌인 남성 A씨는 무사히 구조돼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경찰과 소방에는 전날 오후 3시쯤 ‘A씨가 투신하려 한다’는 지인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자신의 SNS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고, 소동이 벌어진 옥상에서는 ‘생중계를 하려 했으나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은 현장에서 약 3시간30분 동안 A씨와의 대화를 이어간 끝에 구조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에 구조에 나섰다. 뉴시스

유사한 소동은 지난 2일 역삼동의 19층 건물에서도 벌어졌다. 당시 한 여성이 투신을 시도했다가 2시간여 만에 구조됐는데, 구조 당시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됐다.

 

A씨의 경우 소동이 벌어진 당시 SNS를 통한 생중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2023년 4월 한 여중생이 SNS 생중계 중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후 관련 신고가 급증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사건 다음날부터 8일 동안(4월17∼24일) 하루 평균 자살 관련 112 신고 건수가 직전 8일 평균보다 3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갤러리에서 10대 2명이 만나 이를 모방했다가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동이 SNS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두 소동 모두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일어나 시민들이 찍은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면서 “베르테르효과를 일으켜 다른 자살 시도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도 “투신 장면이 온라인에 퍼져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자살 장소가 명소화되고 자극적인 이미지가 고위험군에 노출되면 시각적 트라우마가 된다”고 지적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