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업대출이 5년 만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가계대출 증가폭도 전월 대비 3배 늘었다. 연초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영향이 본격 반영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둔 막차 수요가 몰리면 5월에는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4조8000억원 늘어 115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증가폭(1조6000억)의 3배에 달하며, 지난해 9월(5조6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3조7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1조원 불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4월부터 주담대에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없어지면서 신용대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3월 주택 거래가 많았기 때문에 5월 가계대출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비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5조3000억원 늘었다. 3월 증가폭(7000억원)의 7배가 넘는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4조4000억원이나 늘어 1338조7000억원에 달했다. 3월에는 2조1000억원 줄었지만 한 달 만에 대폭 증가한 것이다. 같은 4월 기준으로는 2020년 4월(27조9000억원) 이후, 전체 월 기준으로는 2020년 5월(16조원) 이후 5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6조7000억원, 7조6000억원 늘었다.
박 차장은 “1분기 말 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은행들이 다시 기업대출을 재개한 데다가 미국 관세정책 충격을 줄이기 위해 특수은행 중심으로 금융지원책으로 정책성 자금도 지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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