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장현식·타자 홍창기 이탈
선두경쟁 한화는 심우준 골절상 악재
전민재·황성빈 등 빠진 롯데도 ‘주춤’
허경민 등 KT 주전 내야수 4명 줄부상
KIA는 김도영 돌아오니 나성범 말썽
SSG·NC·키움도 투타 곳곳서 ‘구멍’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 팀으로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많은 구단이 핵심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거나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부상 리스크’에 따라 팀 순위도 요동칠 수 있어 10개 구단 감독들은 노심초사다.
당장 한화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가 투타 주축의 부상 소식에 비상이다. 마무리투수 장현식이 지난 13일 광배근 미세 손상으로 4주 진단을 받은 뒤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이날 열린 잠실 키움전에서 ‘출루 머신’으로 불리는 외야수 홍창기가 수비 도중 팀 동료와 충돌해 쓰러진 뒤 병원으로 호송됐다. 홍창기는 왼쪽 무릎 경골 관절에 미세 골절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인대 파열을 피했지만 LG는 일주일 뒤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방침이다.

일단 LG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재활을 마치고 2군 실전 투입을 앞둔 유영찬이 돌아오면 마무리를 맡긴다는 계획이나 뒷문이 불안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보다 홍창기의 부재가 더 걱정이다. 확실한 주전 1번 타자의 공백으로 공격력 저하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두 한화도 부상 악몽에서 자유롭지 않다. 자유계약선수(FA)로 50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왼 무릎 비골 골절로 지난 12일 엔트리에서 제외돼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좋은 수비로 내야진의 안정을 이끌었던 심우준의 이탈로 류현진 등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환경이 조성됐다.

한참 상승세를 타며 내심 선두권도 바라보던 롯데도 주전의 부상 여파가 이어지며 주춤하고 있다. 4할 타율을 선보이며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던 전민재가 지난달 29일 키움전에서 헤드샷을 맞아 팀 전력에서 빠진 것을 시작으로, 황성빈이 이달 5일 SSG전에서 1루에 머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여기에 마운드 기둥 역할을 해줘야 했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왼쪽 어깨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았다. 결국 롯데는 13일 반즈를 웨이버 공시한 데 이어 14일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트리플A 소속 알렉 감보아를 대체 선수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KBO리그의 대표적 부상 병동은 KT다. 역시 FA 영입생인 허경민을 필두로, 김상수와 오윤석, 장준원 등 주전 내야수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이는 팀 타선 전반의 침체로까지 이어졌다. 중심타자 강백호도 지난달 19일 오른쪽 옆구리(외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다가 11일 만에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닌 모습이다.

KIA 역시 부상자 속출에 속이 터질 지경이다. 시즌 개막과 함께 팀 간판 김도영이 다쳤던 KIA는 김도영이 돌아오자마자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나성범은 13일 중간검진을 받은 결과 아직도 복귀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 통증으로 이날 엔트리에서 말소돼 열흘 뒤에나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사정도 비슷하다. 불펜 핵심이었던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데 이어 5선발 황동하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를 지키지 않은 차에 부딪혀 회복까지 6주가량 걸릴 예정이다. 지난해 탈환한 챔피언 자리를 유지하고픈 KIA와 이범호 감독으로선 한숨지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실제 KIA 성적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SG 역시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 공백이 큰 가운데 오태곤까지 어깨 부상으로 전력 외가 됐다. NC는 외야수 박건우가 장기 결장에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투수 이용찬이 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키움도 신인 기대주 투수 정현우가 장기 이탈 중이라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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