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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렬제 춘향가' 명예보유자 최승희 명창 별세…향년 8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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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3 17:37:53 수정 : 2025-05-13 17: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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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명예 보유자인 최승희 명창이 지난 10일 별세해 남원 국악의성지에 영면했다. 향년 89세.

 

193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군산에 거주하던 고모와 함께 군산성악회(현 군산국악원)를 드나들며 판소리를 처음 접했다. 열다섯 살 무렵,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리 명창 임방울의 계보를 이은 부안 출신 소리꾼 홍정택(1921~2012) 명창에게 수궁가를 사사하며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에 들어섰다.

 

열아홉 살에는 서울로 올라가 김여란 명창에게 정정렬제 춘향가를 배우고, 이후 박초월 명창에게 수궁가를 익히며 정통 판소리의 깊이를 더했다. 작지만 기백 있는 소리로 주목받던 그는 1980년대 들어 남원 춘향제와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 잇달아 오르며 재조명받았다.

 

정정렬제 춘향가는 근대 5명창으로 손꼽혔던 정정렬(1876~1938) 명창이 정립한 신식 판소리로, 춘향가의 장단이나 조를 창의적으로 변용하고 극적 구성과 사설을 섬세하게 다듬은 게 특징이다. 특히 엇붙임이 많아 고난도의 소리로 평가된다. 고인은 이 계열 소리의 정수를 구현하는 소리꾼으로 평가받으며, 1992년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예능 보유자로 지정됐다. 그는 춘향가를 비롯해 심청가, 흥보가 등 완창 발표를 이어가며 판소리 전통 계승에 헌신했다.

 

최 명창은 춘향가 음반 발매, 사설집과 악보집 출간 등 판소리 보급에도 힘을 쏟았고, 서울과 일본 등지에서 독자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전북도립국악원 교수와 전북대·우석대 초빙교수를 맡아 후학 양성에도 전념했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국악협회 공로상, 전북도 문화예술상, 전북대상(예술 부문) 등을 수상했다. 둘째 딸 모보경 씨도 2000년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을 차지하며 ‘모녀 명창’의 전통을 이었고, 손녀 김하은(29)씨도 퓨전·재즈 국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인은 12일 남원시 운봉면 국악의성지에 안치됐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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