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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밤, 스마트폰도 커피도 아닌 ‘이것’ 때문이었네?”

입력 : 2025-05-14 08:30:00 수정 : 2025-05-14 08: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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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커피처럼’ 생체 리듬 교란…수면장애 유발 가능성 제기
화학물질, 카페인만큼은 아니지만 호르몬보다 빠르게 세포에 영향
“다양한 독성화합물 포함하고 있다는 점 확인한 중요한 연구 결과”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커피 속 카페인처럼 생체 리듬을 방해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노르웨이 과학기술연구소(NTNU)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플라스틱에서 유래한 화학물질이 인간의 세포 신호를 최대 17분까지 교란시킨다”며 “이는 신체의 수면-각성 주기를 방해해 수면장애, 면역 기능 저하, 당뇨병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실 환경에서 인간 세포에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의료용 음식물 공급 튜브와 폴리우레탄(PU)으로 만들어진 수분 공급 파우치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을 노출시켜 영향을 관찰했다.

 

PVC는 파이프, 전선 피복, 장난감, 합성 피혁 등 다양한 생활용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열가소성 플라스틱이다. PU는 수영복, 속옷 등에 쓰이는 스판덱스 섬유의 주재료로, 열경화성 수지의 일종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플라스틱 화학물질은 생체 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해가 떴다, 하루를 시작하자”는 생체 시계를 작동시키는 중요한 신호 전달자다.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이 수용체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함으로써, 정상적인 아데노신 신호를 방해하고 생체 리듬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커피 속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피로를 느끼는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각성 효과를 유도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실제로 플라스틱 화학물질 역시 아데노신 수용체의 작용을 방해하는 ‘유사 카페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주목받았다.

 

연구를 이끈 마틴 바그너(Martin Wagner) 박사는 “이 화학물질들은 카페인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호르몬보다 더 빠르게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이 다양한 독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일상 속 플라스틱이 단순히 환경 오염의 주범을 넘어, 인체 건강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계기라고 평가한다.

 

특히 플라스틱에서 방출된 화학물질이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에 영향을 줘 수면장애와 면역력 저하, 대사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와 인체에 무해한 대체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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