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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날치기 후보등록… ‘쌍권’ 오발탄에 반발 쏟아져 [6·3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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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1 18:45:35 수정 : 2025-05-11 22: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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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 대선후보 교체 시도 전말

김문수 ‘단일화’ 소극적 태도 돌변
당 지도부 ‘당초 얘기와 달라’ 압박
한덕수와 실무 협의도 무산되자
지도부 주말 새벽 1시간 후보 접수
金 “법적 책임 묻겠다” 가처분 신청
당원 후보 교체 반대로 사태 종료
권영세 “모든 책임을 지겠다” 사퇴

보수정당이 일찍이 겪어보지 않은 ‘후보 교체’라는 초유의 혼란이 지배한 일주일이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를 둘러싼 지난 일주일간의 혼돈은,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 이어졌고, 결국 당원투표 부결이라는 결론이 나서야 끝맺을 수 있었다. 가까스로 종식된 혼란이었지만 여진은 불가피하다.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가 후보로 선출된 뒤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한 김 후보, 대선 관리를 위한 사명을 띠고 나섰으나 ‘차출설’에 휘말려 9일간의 ‘반짝 출마’ 끝에 퇴장한 한 전 총리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당을 이끌어야 할 지도부가 정치 철학이나 명분보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사태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굳은 표정 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선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후보선출’ 직후부터 회오리

김 후보는 당초 대선 경선과정에서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는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지난달 24일 그는 “‘이재명’을 꺾으려면 한덕수든 ‘김덕수(김문수와 한덕수 합성어)’든 다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진행된 최종 경선 토론회에서도 ‘한덕수 대행과 단일화는 전당대회 직후여야 한다’는 OX퀴즈에서 ‘O’를 들었다. 한 전 총리는 같은 날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해 보수진영 단일화는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흐름이 대선 후보 선출(3일) 이후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4일 “가급적 넓은 폭으로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보다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이낙연 전 총리 등이 참여하는 ‘반이재명 빅텐트’ 구상을 드러냈다.

김 후보 측의 움직임에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당초 조속한 단일화를 얘기한 것 아니냐’며 단일화를 압박했고,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사무총장 교체 여부, 당무우선권 발동, 전당대회 개최 사유 등을 놓고 대립했다.

◆당원 ‘후보 교체’ 부결로 마침표

양측 갈등이 ‘후보 교체’라는 전면전으로 비화된 것은 8일부터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국회에서 단일화 관련 공개회동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불발로 끝났고, 당 지도부는 두 후보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후보 선호도 조사에 착수했다.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서로를 향해 비난을 주고받았고, 같은 날 저녁 두 차례의 단일화 실무협의도 무산됐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 후보 등록에 착수했다. 당헌 74조 2항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비대위 의결 등으로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근거였다.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 동안만 열린 후보 등록에 응한 인물은 한 전 총리 1명뿐이었다. 당 지도부는 곧바로 당원 대상 ARS 조사를 실시해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김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거짓말을 했다’를 명분으로 한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강행에 당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 시켰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한동훈 전 대표) 등 반발이 쏟아졌다.

김 후보는 “반드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당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을 정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남부지법 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주말임에도 심문 기일을 열었다. 김 후보는 법정에 직접 출석해 “전 세계 정당 역사에서 이렇게 비민주적으로 하는 곳이 어디 있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중대한 요소”라고 반박했다.

심문이 종결되고 법원이 결정문을 작성하는 사이 상황은 또다시 급변했다. 오후 11시에 발표된 당원투표 결과는 후보 교체 ‘부결’이었다. 당원들이 후보 교체에 반대함이 명확해지면서 자연스레 당 지도부의 명분은 힘을 잃었다. 김 후보의 지위는 곧바로 원상복구가 되었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보 직위를 회복한 김 후보는 11일 오전 9시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했고, 가처분도 취하했다.


이도형·백준무·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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