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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루즈 게임’ 수렁 빠진 보수…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협상 ‘빈손’ [6·3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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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7 21:13:31 수정 : 2025-05-08 00: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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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직후부터 金·黨지도부 샅바싸움
지도부 압박에도 단일화 협상 ‘무위’
신뢰 깨진 상황 협상 결렬로 갈등 격화
최악 땐 후보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도

당원대상 여론조사 82% “단일화를”
일각, 金 몰아세우기식 단일화 우려도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11일)을 나흘 앞둔 7일, 대한민국 제2정당이자 보수진영의 대표 정당인 국민의힘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혼돈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당 지도부가 ‘보수진영 단일화’의 최종 시한으로 설정한 이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사실상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단일화를 둘러싼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은 이미 수위가 높아진 상태였고, 이번 협상 결렬로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유사시 후보 교체는 물론, 이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불가피할 수 있다. 양측 간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보수진영 전체가 ‘루즈-루즈 게임(lose-lose game)’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오른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를 둘러싼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샅바싸움은 지난 3일 전당대회 직후부터 계속됐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사무총장 교체 등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한 후보를 비롯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을 포함한 ‘원샷 경선’을 주장하며 당 지도부의 단일화 속도전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김 후보 측이 전날 이 전 국무총리에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원샷 경선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새미래민주당은 김 후보 측 제안을 일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혁신당 이 후보 역시 ‘보수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며 단일화 대상에 자신이 거론되는 것이 불쾌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김 후보의 ‘버티기’ 태세에 단일화 압박은 한층 거세졌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일부는 이날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권 원내대표도 단식 농성에 동참했다.

단일화 촉구 단식 농성 국민의힘 유준상 상임고문(앞줄 왼쪽부터), 김미애 의원, 김무성 상임고문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필요성’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국민의힘 당원 75만 8801명 중 25만6549명(33.8%)이 여론조사에 응답했고, 그 중 21만2477명(82.82%)가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며 “이것은 당원들 의사가 저희는 가장 중요한 저희들의 행동 준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 수석대변인이 언급한 ‘저희들의 행동’에는 ‘후보 교체론’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단일화 협상 결렬 가능성을 시사하며 선관위 개최를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헌·당규의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에 대한 특례 규정(제74조의 2)에 따르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대통령후보자선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후보자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의(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결로 정할 수 있다. 원내 관계자는 “특례 규정에 의하면 당 선관위에서 최종 후보 결정을 (여론조사로) 하겠다고 하면 김 후보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은 가능하다는 의미” 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사흘 연속 심야 의원총회를 열며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김 후보는 한 차례도 의원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여론조사 종료 직후에 열린 9시 심야 의원총회에서 “두 후보 간에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 마감이 11일이란 점을 고려할 때 오늘은 선거과정 혼선 최소화의 마지노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고 정치인을 지향하는 정치인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단일화 없이 승리가 없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이제는 행동할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선을 거쳐 선출된 김 후보가 절차적 정당성이 클 뿐 아니라, 순탄치 않은 단일화 과정에서 당심이 분산돼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의제와 안건도 불분명한 전당대회에 김 후보 측에서 의구심을 갖기 충분하다”면서 “(김 후보가 제기하는) 가처분이 인용되면 혼란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단일화는 매우 어려운 작업인데, 후보에게 ‘힘 자랑’하듯이 단일화를 이뤄내려고 하니 후보도 반발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압박에도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양측간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 8명이 서울남부지법에 전당대회 개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지했다. 앞서 김 후보 역시 당의 전국위·전대 소집을 두고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선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보수진영 내 혼란은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형·김나현·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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