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SKT)의 해킹 피해로 유출된 정보 분량이 최대 9.7GB(기가바이트)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KT가 총 9.7GB에 달하는 데이터의 외부 전송 사실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SKT의 제출 자료에 적혔다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이 29일 밝혔다.
유출 데이터에는 △전화번호 △유심(USIM) 인증키값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유심 관련 핵심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문서 파일로 환산하면 300쪽 분량의 책 9000권(약 270만쪽)에 달한다.
SKT 보안관제센터는 지난 18일 오후 6시9분쯤 9.7GB의 자료가 전송되는 트래픽 이상을 처음 감지하고, 같은 날 밤 11시20분쯤 과금분석장비에서 해커에 의한 악성코드를 발견했다. 이튿날 오후 11시40분에는 홈가입자서버(HSS)에서 데이터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SKT는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시스템과 ‘유심보호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안내했었는데, 더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가 커지자 추가 선택지 제공 차원에서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 불안이 큰 만큼 SK텔레콤은 하루빨리 더 많은 양의 유심을 확보해 유심카드 택배운송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방위는 오는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SKT를 상대로 이번 해킹 사고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의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28일에만 이용자 총 3만4000여명이 다른 통신사로 옮겼다. 이 중 약 60%는 KT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LG유플러스로 갈아탔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이용자까지 합하면 이탈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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