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연휴요? 하루 쉬면 손해예요”
서울 마포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연휴가 반갑지 않다.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는 날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황금타임’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주일에 하루만 쉬어도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인건비 줄이려면 내가 나와야된다”라며 “연휴엔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라고 말했다.
이처럼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이 설레는 사이, 쉬지 못하는 자영업자 수는 무려 17만명에 달했다.
23일 통계청과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점 10곳 중 6곳은 정기휴무일 없이 매일같이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15개 주요 업종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정기휴무일이 ‘전혀 없는’ 곳은 16만9000여개에 달한다. 전체 가맹점(약 27만 개)의 62.7%가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영업을 계속하는 셈이다.
가장 바쁜 곳은 편의점이다. 24시간 문을 여는 특성 탓에 5만4000여개 중 무려 99.2%가 정기휴무가 없다.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도 마찬가지다. 각각 81.4%, 78.3%가 ‘무휴’ 영업이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쉬면 월세가 감당이 안 된다”는 말이 현실이다.
또한 전체 가맹점 중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문을 여는 곳도 약 7만3000곳(27%)에 달했다.
편의점은 이 기준에 거의 전부가 해당된다. 제과점(34.3%)과 세탁소(24.3%)도 장시간 운영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장시간 근무와 ‘무휴’ 운영이 일반화된 이유는 치열한 경쟁과 영세한 구조 때문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라도 소자본 창업이 대부분인 만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본인이 전부 근무를 소화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실제 우리나라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다. 하지만 소득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22년 4131만 원에서 지난해 4157만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019년 말(4242만 원)보다는 여전히 낮다.
대출 연체율도 문제다. 소득 회복이 더딘 가운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개별 상환능력에 따라 금융지원·채무조정·재기지원 등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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