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3철’ 전해철 “만나서 덕담 나눈다고 통합되나, 기득권 내려놔야”

입력 : 2025-03-04 18:46:18 수정 : 2025-03-04 18:46:17

인쇄 메일 url 공유 - +

“단 한 명이라도 경선 원하면 해야”
李의 ‘중도 보수론’ 정체성 논란엔
“그간의 진보적 노력 폄훼는 안 돼”
지난 대선 패배 책임 소재 공방엔
“패배 원인 평가 안 했단 지적 있어”

“만나기만 한다고 해서 통합이 되겠습니까. 만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친노(친노무현) 핵심이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속 잠재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지사와 연쇄 회동한 것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린 것. 의견 수렴과 반영이 없는 일회성 만남의 반복은 지난 20대 대선 때의 “원팀” 구호만큼이나 공허하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이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재명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와 향후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른 경선 절차 등 정치 현안 관련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상수 기자

전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진보가 아닌 ‘중도 보수’로 규정한 것을 두고서는 “민주당이 그간 진보적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이견을 보였다. 그는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선 “검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였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여야 주자들로부터 개헌론이 분출하는 것을 두고서는 “‘사람이 문제 아니냐’고 하지만 사실 제도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최근 전 전 의원을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 조기 대선시 후보 선출 방식, 이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에 대한 평가와 당 정체성 논란, 지난 대선 패배 원인 분석 및 평가 부재 등과 관련한 견해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시 민주화 이후 두 번째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조기 대선과의 차이점은.

 

“2017년 12월 대선이 예정돼 있어서 민주당은 1월에 이미 대선 주자들이 후보 등록을 했고 토론회도 열었다. 헌법상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빠듯한 기간이지만 후보들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합당한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당한 것이고,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

 

―최근 야권 잠룡 인사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여러분들을 만나며 정권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조기 대선으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에 안주하며 또다시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일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실질적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혁신당이 제안한 대선 오픈 프라이머리(야권 통합 경선)는 좋은 의견으로 민주당이 적극 검토해 수용할 필요가 있다. 야권의 모든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플랫폼을 통해 컷오프, 2차 경선, 결선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흥행과 본선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된 후에도 정책연대로서 좋은 의미가 이어질 것이다.”

 

―일각에서 대선 후보 추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단 한 명이라도 경선을 원한다면 해야 한다. 합당한 절차와 과정은 모든 주자와 당원, 국민들에게 ‘이 방식이 맞다’고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원래라면 대선에 나오려는 당대표는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 물론 지금은 그런 규정도 일정 부분 변했지만 말이다.”

 

―이 대표가 최근 잠재 경쟁 주자들을 만나며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통합은 포용이 전제돼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자세와 태도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덕담만 한다고 통합이 되겠나. 대화 과정에는 충언도 있고 조언도 있고 참고할 내용도 많이 있다. 그것을 듣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통합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답을 내야 한다. 장차 후보가 될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 소재가 여전히 다툼 대상으로 거론된다.

 

“0.73%포인트 차이의 아쉬운 패배였다. 그 패배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 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대선 과정상 여러 고비를 겪으며 아쉬웠던 점들을 시간이 없더라도 돌아보고 시정하는 것, 그에 따라 판단한 뒤 이 대표가 잠룡들과 소통하는 것이 바로 ‘실질적인 노력’이라고 본다.”

 

―대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향후 재판 결과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검찰이 이 대표를 겨눠 무리한 표적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먼지 털 듯 압수수색을 했다. 공정한 수사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대표의 ‘중도 보수론’으로 당 정체성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만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보수는 물론 진보적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일도양단으로 우리가 해온 일들을 규정짓는 것이 맞는가. 그건 아니다. 당의 정체성을 당대표가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을 보수정당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들은 괜찮고 이 대표가 말하면 비판 대상인가.

 

“두 전직 대통령이 말한 맥락을 봐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이 보수 진영으로부터 이념 공격을 많이 받았다. 이에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정책을 펴며 ‘우리는 상당히 보수적인 면모도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진보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우리 원래 진보 아니었다’는 말은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무시해버린 것이 된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이재명’이 돼야 한다.”

 

―탄핵 정국 속 개헌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통령이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자연히 대통령 비서실도 과도한 권한을 갖게 된다. 결국 내각조차 실질적 역할을 해내기 어렵다. ‘대통령실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과정에서 대통령 자신이 가진 권한이 많다고 스스로 인식하면서도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다가 말도 안 되는 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개헌을 해야만 대통령이 권한의 한계를 인식하며 대화와 타협을 할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역대 국회의장 중 개헌을 강조하지 않은 이가 없다. 왜 그랬겠는가. 정치를 바꾸려면 개헌이 필수여서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