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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출신 최초 1라운드 지명→문성민의 뒤를 잇는 현대캐피탈 토종 에이스로 성장...허수봉 “챔프전 우승으로 팬들과 즐기고 싶어...MVP 욕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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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3 14:38:53 수정 : 2025-02-23 14: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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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토종 에이스 허수봉(27)은 경북사대부고 3학년 재학 중에 2016~2017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지금은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에 직행하는 게 흔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프로보다는 대학 진학 후 기량을 더욱 가다듬은 뒤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게 일반적인 케이스였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수봉은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냈다. 결과는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 지명. 남자 프로배구 역사상 첫 고교 졸업 선수의 1라운드 지명이었다. 지명 직후 곧바로 허수봉은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됐다. 허수봉의 가능성에 주목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미들 블로커 자원이 부족했던 대한항공에 진성태를 주기로 하고, 허수봉을 데려온 것이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 입단 후 허수봉은 최 감독의 조련 아래 쑥쑥 성장했다. 신인이었던 2016~2017시즌에 챔프전 우승도 경험했고, 2년차였던 2017~2018시즌엔 정규리그 1위도 맛봤지만 아직 백업 선수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 허수봉을 현대캐피탈의 미래로 점찍은 최 감독은 3년차 시즌을 마친 허수봉을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시켜 병역문제도 해결했다.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허수봉은 기량이 나날이 일취월장했고, 문성민의 뒤를 잇는 현대캐피탈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어느덧 프로 8년차에 접어든 허수봉은 이제 현대캐피탈을 넘어 명실상부 남자 프로배구 토종 NO.1 선수가 됐다. 역대 최고 외인으로 꼽히는 레오(쿠바)와 함께 팀 공격을 책임지며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의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2일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승점 76(26승4패)이 되며 남은 6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챔프전 직행을 확정했다. 허수봉은 이날도 59.52%의 순도 높은 공격성공률로 양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제 허수봉의 시선은 ‘트레블’로 향한다. 지난해 9월 통영 KOVO컵 우승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한 현대캐피탈은 챔프전 우승까지 더하면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다. 허수봉은 “지난 시즌까지는 선수들끼리 합도 잘 안 맞고, 자신감도 없었다”면서 “올 시즌에는 코보컵 우승을 시작으로 선수들끼리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그러면서 힘든 경기도 뒤집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챔프전 우승을 못 한 지 오래돼서 팬들이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꼭 우승해서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2018~2019시즌 이후 6시즌 만의 챔프전 우승을 다짐했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동료선수들과 기뻐하며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이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주장까지 맡아 한층 더 무거워진 책임감으로 팀을 이끈 허수봉은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려볼 수 있다. 팀 성적 프리미엄에 개인 성적도 훌륭하다. 22일 기준 득점 4위(501점), 공격 종합 3위(54.50%), 서브 1위(세트당 0.389개)까지 외인과 토종 선수를 합쳐도 이만한 공헌도를 보여주는 선수는 팀 동료인 레오밖에 없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 레오(왼쪽 두번째부터), 허수봉, 필립 블랑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MVP 수상 가능성에 대해 허수봉은 겸손한 모습이다. 그는 “MVP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그래도 우리 모두가 잘해서 우승한 것인 만큼 우리 팀에서 MVP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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