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장소이다. 왜냐하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모이고, 만나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놀라운 번영을 전 세계인은 부러워한다.

이 소중한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있게 해 준 6·25전쟁 참전 용사와 22개 유엔 참전국을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할 수 있는 공간과 상징물을 만들겠다고 서울시는 지난해 7월11일 결정했다.
장소는 대한민국의 국가 중심 공간인 광화문광장으로 정하고 기존 세종로공원을 ‘감사의 정원’으로 조성해 ‘감사의 공간과 감사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하고 지난해 9월27일 설계 공모를 시작해 지난 2월3일 당선작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유엔은 6·25 발발 당일과 다음 날 유엔 안보리 결의 제82호와 83호를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를 유엔군과 회원국이 지킬 것을 결정했고 연이어 7월7일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를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이것은 유엔 창설 이후 처음 있는 가장 빠른 결정이었고 이것이 전쟁 3일 만에 함락된 서울을 3개월 만에 수복하는 잊지 못할 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마을에 학교 건립을 해 주었고 콜롬비아에는 내전으로 장애인이 된 군인과 경찰을 위한 남미 최고 수준의 재활 센터를 건립한 것 등 우리 국민이 결코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는 감사의 표현을 해당 국가에 해 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직접 그 헌신과 희생을 감사하고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기회가 없어서 이번에 어떻게 감사하고 기억할 것인가를 ‘감사의 정원’에 담기로 했다.
올해 안에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 주기 위해 그들이 모였듯이 참전 22개국을 상징하는 석재를 해당 국가에서 모아서 ‘감사의 조형물’을 만들고 그 돌에 그들이 함께 지켜 준 ‘자유민주주의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상징하는 해당 국가의 대표적인 시(詩)나 경구(警句)를 새겨 넣기로 했다.
‘감사의 조형물’ 지하 공간에는 6·25로 이어진 참전 22개국과의 인연이 전쟁과 함께 끝난 것이 아니라 후손인 우리가 영원히 이어 가겠다는 또 다른 상징으로 각국의 참전 기록을 배경으로 해당 국가 국민의 일상과 관광자원 등 다양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미디어 월(media wall·전광판)을 설치·운영한다.
그리고 그 맞은편 미디어 월에는 함께 이루어 낸 실시간 서울의 변화하는 모습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대형 배경 화면을 만들어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 모든 것과 뜻이 함께 어우러진 광화문광장 방문객에게 절대 부족한 시원한 그늘 등 쉼터와 따뜻한 찻집, 식음료 판매 시설, 분수와 벤치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해 감사의 정원을 2027년 말까지는 조성할 계획이다.
사람은 현상 자체보다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 채워지는 공간과 조형물의 형상보다는 그 형상을 함께 빚어내는 이들의 가슴속에 담겨 있는 감사의 온기가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더 뜨겁게 느껴질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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