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 인적사항 파악·상간 소장 송달 어려워

해외 출장을 자주 가던 남편이 알고 보니 베트남 여성과 불륜 관계였던 것을 알게 됐다는 여성이 상간자 소송 가능 여부에 대해 궁금해했다.
양나래 변호사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성 A씨가 보낸 사연을 소개했다. 남편과 20년 넘게 살았다는 A씨는 “남편이 국내에서 사업이 잘 돼 해외까지 확장했다”고 입을 열었다.
A씨는 “남편이 한 번 해외에 나가면 일주일 정도 머물다가 귀국했다”며 “남편은 업무 처리 때문에 늦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출장 지역이 동남아 쪽이다 보니까 주변에서 ‘여자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제 걱정과 달리 남편은 현지에서 누굴 만나는지, 미팅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등을 자세하게 알려줬다”며 “그러다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한 달까지 늘어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처음에는 일일이 사진 찍어 보내주던 남편이 이제는 ‘내가 얼마나 바쁜지 당신도 알지 않느냐’고 하더라”면서 “생각해 보니 사업 수준도 올라가고 납품도 많아지고 계약 건도 많다 보니 자연스레 거기에 오래 머무는 게 이해됐다. 밖에서 일하느라 힘든 사람을 닦달하는 것 같아 자유롭게 풀어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하던 일은 결국 현실이 됐다. 한 달간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 짐을 정리하다 남편 옷에서 낯선 향수 냄새를 맡은 A씨. 그는 “호텔에서 나는 향기도 아니고 그동안 해외 출장을 아무리 오래갔어도 이렇게 다른 냄새가 섞여 온 적은 없었다. 이상했다”며 “추궁하면 남편이 증거를 인멸할까 싶어서 침착하게 모른 척하고 남편을 지켜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A씨는 남편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숙박업소 예약 내역을 발견했다. 그는 “사업장이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리조트 스위트룸이었다. 남편이 잠들었을 때 카카오톡을 열어봤는데, 베트남어로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받았더라”라고 전했다.
베트남 여성에 “사랑해요” 메시지…상간녀 특정 못 하면 상간 소송 불가
곧장 번역기를 돌려본 A씨. 상대방이 “사장님 너무 좋았어요. 언제 또 올 거예요? 사랑해요”라고 하자 남편은 “사랑해요. 한 달 뒤에 다시 갈 테니 기다려요, 내 사랑”이라고 답한 것을 확인했다.
불륜 사실을 알았어도 상간녀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A씨는 “저는 상간녀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이걸 추궁하자니 남편 휴대전화 몰래 본 걸 얘기해야 하고, 가만히 두자니 남편이 출장 갈 때마다 그 여자를 만나서 부정행위 할 것 같아 어떻게 처리해야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아직 이혼을 결심하지 못했다는 A씨는 “남편한테는 어떠한 내색도 하지 않고 있다. 상간자 소송을 할 수 있는 건지, 다 떠나서 남편이 이 여자를 다시는 못 만나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양 변호사는 “그 여자가 내 남편이 기혼자인 걸 알고 만났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상간자 소송을 하기에는 아주 큰 어려움이 있다”며 “보통 상간 소송을 진행하려면 상간자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에 거주하는 여성의 이름도 정확히 모르고, 그 사람 인적 사항 조회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고, 인적 사항을 안다고 해도 소장을 송달시키기도 어렵다”며 사실상 소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찌 됐든 남편이 여자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확보했으니 남편에게 이혼 소송할 때 유책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말해라”라며 “사연자가 이혼을 결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남편의 행동을 어느 정도 제어해야 하는데, 거리가 떨어진 상황에서는 아내 눈을 속이고 그 여자를 만나기가 쉽다. 따라서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정밀 밀착해서 남편의 행동을 감시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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