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참석해 계획 밝혀
창립 4년 알파벳 자회사가 추진
“보통 약 개발 평균 5~10년 걸려
10배 단축하면 인류 건강 혁명”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사진)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AI가 설계한 신약이 올해 안에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한 허사비스 CEO는 이날 “우리는 종양학, 심혈관 질환, 신경 퇴화 등 모든 큰 질병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통 하나의 약을 개발하는 데에 평균 5년에서 10년이 걸린다”면서 “이 기간을 10배 정도 단축할 수 있다면 인류 건강에 놀라운 혁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팀이 6개의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허사비스 CEO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AI 모델인 ‘알파폴드’를 개발해 50년간 생물학계의 난제로 꼽혔던 단백질 구조 예측에 기여한 공로로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연구원,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학교 교수와 함께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들의 성과로 신약 개발 기간이 획기적으로 짧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허사비스 CEO의 이번 발표로 이런 기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신약 개발작업은 현재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2021년 설립한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데, 창립 4년차에 불과한 기업이 임상실험까지 도달할 정도로 신약 개발 속도가 빠르다.
이는 딥마인드가 2020년 개발한 알파폴드의 강력한 단백질 구조 예측 능력 덕분이다. 알파폴드는 현재까지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10억년이 걸렸을 작업이다. 최신 버전인 알파폴드3는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 DNA와 RNA 간의 상호작용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더 빠른 구조 예측이 가능하다.
다만 허사비스 CEO는 이런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AI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AI 기술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거나 나쁜 행위자들에 의해 해로운 목적을 위해 용도가 변경될 경우 인류 문명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램프의 요정 지니를 다시 램프 속에 넣을 수 없으므로 가능한 한 안전한 방식으로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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