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경찰 대응도 비판
권성동 “명찰 없는 경찰 다수, 납득 어렵다”
국민의힘은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력 난동을 벌인 데 대해 “폭력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더 이상 물리적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모든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자들의 이번 폭동 사태엔 사법부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국민의힘 영향도 없지 않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일부 시위대의 그런 행동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의견을 전개해야 더 많은 시민의 공감을 얻고 제도 개선을 이룰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이를 뛰어넘는 증오는 대통령에게 너무 무거운 짐일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만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경찰의 대응도 동시에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현장은 폭력의 책임을 시위대에 일방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이 시민을 내동댕이치고 카메라가 장착된 삼각대를 발로 차고 바리케이드를 쳐서 폭력을 막으려는 시민을 방패로 내리찍고 명찰 없는 경찰이 다수나선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민주노총 등 다른 불법집회에서 볼 수 없던 경찰의 과잉 대응 폭력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충분하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서부지법 앞에서 일부 시위대가 법원 담을 넘다 경찰에 체포된 것과 관련, “17명의 젊은이가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경찰) 관계자와 얘기했고 아마 곧 훈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지지자들의 법원 습격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자, 윤 의원 측은 입장문을 내고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들에 대한발언이고, 이후 발생한 기물 파손과 침입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윤 의원이 폭력을 행사한 사람까지 옹호하는 것은아니라고 본다”면서 당 차원의 조치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윤 대통령이 구속되자 서부지법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이 격분, 법원 유리창을 깨고 내부 진입하는 등 큰 소동이 일었다. 법원 건물 곳곳의 유리창이 깨졌고, 이를 통해 청사 내부로 진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무실 내 집기와 청사 외벽들도 손상됐다.
지지자 중 일부가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날에도 법원 담장을 넘는 등 혐의로 40명이 체포됐다. 지지자들의 법원 폭동 사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저지하던 경찰관 9명이 다치고 이 가운데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도 전날부터 이틀간 모두 40여건이 넘는 조처를 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서울 마포소방서는 전날 오후 1시쯤부터 이날 오전 7시쯤까지 모두 41건의 이송 및 부상 조처를 했다. 이 중 1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는 이송을 거부하거나 현장을 이탈한 상태였다. 이송자 가운데 중상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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