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과 차별하고 잔소리”…80대 노모 때려 죽인 40대 딸, 징역 20년

재판부 "범행 수법 잔혹…자수한 점 등 참작"

서울북부지방법원. 연합뉴스

어린 시절 남동생과 자신을 차별해 길렀다는 이유로 80대 노모를 둔기로 구타해 살해한 40대 여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동식)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49)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돌연 잠자던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들이붓고 주방 집기 등으로 머리 부위를 수십 차례 내려쳐 무참히 살해했다. 그 이유를 불문하고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점은 양형에 불리한 사유”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수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유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7월 2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술을 마시던 중, 80대 노모가 자신을 타박한다는 이유로 둔기를 2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범행 사실을 직접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어머니가 남동생과 차별하면서 자신을 길렀다”는 이유로 평소 불만을 품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0월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씨 측은 우발적인 범죄라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이는 점과 정씨가 피해자를 마지막까지 가까이 부양해 왔던 점 등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당시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엄마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결심공판 당시 정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