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 시안 에번스/ 정민현 옮김/ 열린책들/ 2만5000원
‘세상을 쥐락펴락한 레이디 인플루언서’라는 부제로 알 수 있듯 영국 사회에서 사교계를 호령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6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다.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 의원이 된 낸시 애스터, 인맥 수집가이자 성공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시빌 콜팩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성대한 파티를 주도한 로라 메이 코리건, 문화계 상류층을 사로잡고 에드워드 8세의 퇴위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에메랄드 커나드, 마키아벨리식 수법으로 여러 왕족과 정치인의 환심을 산 마거릿 그레빌 등 걸출한 여성들의 야망과 매력, 그리고 숨겨진 뒷모습까지 속속들이 밝혀낸다.
등장하는 여왕벌들의 출신 배경은 다양했지만 과단성 있고 야심만만한 태도로 계급 사다리를 씩씩하게 타고 올라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들의 외부 활동이 받아들여지지 않던 시대에 이들은 영국 사회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나름대로 그 시대의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노력했다. “여왕벌 6명은 지체 높은 여성이 어떤 식이든 공적인 역할을 맡거나 집 밖에서 일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체가 여전히 매우 드물었던 시대에 각기 독보적인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냈다. 그 세계 안에서 자신이 키워 주고 널리 알리고 싶은 이들, 또는 뜻이 맞는 다른 사람들과 인맥을 만들어 주고 싶은 이들을 각종 연회와 파티 자리로 불러 모았다”(4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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