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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이시바號’… 27일 조기총선 첫 시험대

입력 : 2024-10-01 19:20:00 수정 : 2024-10-01 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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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공식 취임

총리 취임하기 전부터 총선날짜 발표
‘새 내각’ 기대 업고 선거 승리 전략
당내 입지 강화 구심력 높이려는 듯

미·일지위협정개정 등 안보발언 논란
외신 “납북자 문제 해결에 강한 결의”

내각 명단 20명 발표… 첫 입각 13명
무파벌 12명… 옛 아베파 출신 없어

일본을 새로 이끌어 갈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이 1일 출범했다. 일본 국회는 이날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본회의를 각각 열어 지난달 27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이시바 총재를 제102대 총리로 선출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국정을 이끄는 총리가 된다. 비주류 정치인생을 끝내고 어렵게 1인자의 자리에 올랐으나 이시바 신임 총리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찮다.

관저 들어서는 새 총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1일 국회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각각 과반 표를 무난히 획득해 일본의 제102대 총리로 선출된 뒤 도쿄 총리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27일 총선, ‘이시바호’ 첫 시험대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30일 총선과 관련해 ‘9일 중의원 해산, 15일 공시, 27일 투·개표’ 방침을 공표했다. 총재선거 당시만 해도 중의원 해산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전격적인 태세전환은 새로운 내각 출범에 따른 기대감을 표로 연결시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입지 강화를 위한 승부수이기도 하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지난달 28∼29일)에서 이시바 내각에 대한 기대감은 52%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것은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들의 공천 문제다. 비자금 스캔들이 민심이반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던 만큼 반드시 정리해야 할 문제다. 총선에 나서는 자민당의 단합과도 연관된 사안이다. 비자금 스캔들과 연루된 의원이 가장 많은 게 한때 최대 세력이었던 옛 아베파 의원들이다. 이들의 지원을 받으며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겨뤘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은 당직 제안을 거절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021년 총선에서 자민당이 얻은 절대다수 261석이 승패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승리하지 못하면 ‘반이시바’ 움직임이 현저해져 정권 운영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안보 “파문 확산”

 

국내외 이슈도 만만찮다. 물가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데이코쿠데이터뱅크 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가격인상을 예고하는 있는 음식료품은 2911개 품목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다. 전기, 가스, 휘발유 등의 가격 상승도 예정돼 있다. 이시바 총리는 “보정예산(補正予算·추가경정예산)에 따라 당면한 고물가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 경제정책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의 재정건전화, 디플레이션 극복 등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안보와 관련된 미·일 지위협정 개정,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의 주장을 두고는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미 간에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염두에 둔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 대해서는 연립여당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치(石井啓一) 대표조차 “이상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외신은 이시바 총리가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에 강한 결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AP뉴시스

◆한·일 갈등 전면에 섰던 외무상

 

이시바 총리는 이날 처음 입각한 인사 13명을 포함한 20명의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의 외교를 이끌 외무상에는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을 앉혔다. 이와야 신임 외무상은 2018년 12월 한·일 초계기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방위상으로 양국 갈등의 전면에 서 있었다. 그러나 2019년 9월 퇴임 전 “양국이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안보에서는 일·한(한·일), 일·미·한(한·미·일)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옛 기시다파의 좌장이자 기시다 정권의 관방장관을 지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장관을 유임시킨 것은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측에 표를 던진 것을 배려하고 정책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옛 파벌 기준으로 보면 이시바 총리를 포함해 12명이 무파벌이다. 최대 세력이었던 옛 아베파 출신은 없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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