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2060년 최대 153% 보고받자
“두 자릿수로 떨어뜨려라” 지시 내려
기재부 국장, 81.1%로 낮춰서 재보고
靑 “불필요한 논란 없게 잘 관리” 지침
문재인정부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축소·왜곡하라고 지시, 관철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례도 급격히 늘었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에 이어 또 다른 통계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홍 전 부총리는 2020년 7월 장기재정전망 과정에서 2060년이 되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29.6~153%에 달할 것이란 수치를 보고받자 이를 두 자릿수로 떨어뜨리라고 지시했다. 홍 전 부총리는 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량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에 연동하는 원칙 대신 총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의 100%로 연동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이 방식대로면 통상 증가 추세를 보이는 재량지출이 실제와 달리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홍 전 부총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기재부 국장 A씨는 장기재정전망협의회 심의 조정 과정을 임의로 생략하고 홍 전 부총리 지시를 그대로 이행해 채무비율 전망치를 81.1%로 낮춰 재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로부터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지 않게 잘 관리하라”는 지침도 받은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감사원이 원칙대로 재산출한 2060년도 채무비율은 148.2%였다. 한편 감사원은 “2018년부터 예타 면제 사업이 예타 실시 사업 수를 넘어서는 등 2022년까지 5년간 예타 면제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원(국고 300억원) 이상 신규 사업은 예타 대상이지만, ‘국가정책적 추진사업’(10호 사유) 등 일부의 경우 심사를 거쳐 면제된다. 그런데 2014~2022년 10호 사유를 내세운 사업 64개 중 63개(99%)가 예타를 면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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