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주년 어린이날인 5일 오전 8시 50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정문 앞.
이날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는 와중에도 수백명의 고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 줄 앞쪽에는 새벽부터 도착해 이른바 ‘오픈런’을 한 이들도 있었다.

우비와 장화로 완전무장 한 김민수(11)군은 몸을 좌우로 흔들며 신난 표정이었다. 김 군의 어머니 이수연(40)씨는 “새벽부터 비가와 놀이공원 가는 것을 포기할까 했는데 아들이 (무조건) 가야한다고해 왔다”며 “하루종일 비 예보가 있어 걱정은 되지만, 특별한 날인 만큼 즐겁게 놀다갈 것”이라고 했다.
경기 평택에서 가족과 왔다는 이지연(10)양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7시에 도착했다”며 “비가 계속 와서 실망은 했지만 놀이기구를 탈 생각을 하면 즐겁다”고 했다.
기업의 단체 입장도 눈길을 끌었다.
제약그룹 동아쏘시오홀딩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임직원과 가족을 용인 에버랜드에 초청했다. 이번 행사는 일과 가정의 양립 및 가족 친화 경영 실천, 임직원과 자녀 등 가족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3일 오전부터 임직원과 가족 등 800여명은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사파리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특별 콘텐츠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서커스, 불꽃쇼 등 가족 공연들이 새롭게 펼쳐지고 판다월드에 살고 있는 바오패밀리 관련 기념품을 증정한다.
고객 맞이를 위해 만발의 준비를 한 에버랜드 측의 표정은 밝지 않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에는 날씨가 좋으면 하루 3만~4만명의 입장객이 들어온다”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수천명의 고객들이 찾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지난 100년간 어린이날(5월 5일)에 서울지역에서 4년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비가 왔다.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통계가 나오는 지난 192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어린이날인 5월 5일에 비가 0.1㎜ 이상 내린 것은 지난해까지 모두 24번이다. 4년에 한 번꼴로 비가 온 셈이다.
2년 연속 비가 온 적은 1938∼1939년, 1944∼1945년, 1975∼1976년, 2005∼2006년 등 네 차례였다. 올해 역시 어린이날 비 예보가 있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비가 왔다. 3년 연속 비가 내린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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