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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과학의 달에 느끼는 세종의 과학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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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7 23:17:17 수정 : 2024-04-17 23: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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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동안 화포연구에 전폭 지원
임진왜란 조선 수군 승리에 일조
국가발전 핵심 역할 과학기술은
최고 지도자 적극성에 달려있어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고 4월은 과학의 달이다.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발족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21일을 과학의 날로, 4월을 과학의 달로 정하였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국가에 중요하다. 조선 시대의 왕 중에서 특별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분은 세종대왕이다. 우리가 잘 아는 측우기, 앙부일귀, 물시계 등이 이 시기에 개발되었다. 그리고 천문관측기구 등도 많이 개발되었다. 옛날에는 일식과 월식이 발생하는 시간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했다. 일식과 월식이 발생하는 것은 국가나 왕가에 불길한 일이 생길 징조이기 때문에 왕이 직접 참석해서 구제하는 행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식이 생길 때 구제하는 행사를 ‘구일식의(救日食儀)’라고 하는데 왕이 일식이 시작되기 15분 전에 소복을 하고 근정전 앞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앉아있고 서운관에서 ‘변고가 있습니다’라고 일식의 시작을 알리면 관리는 향불을 피우고 북을 두드리다가 일식이 끝나면 멈춘다. 더운 날 일식이 시작되기 15분 전에 소복을 하고 해를 쳐다보며 일식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므로 일식이 시작하는 시각을 정확히 모르면 큰 낭패이다. 실록에 보면 태종 때에는 일식이 일어나는 시각을 제대로 맞히지 못한 서운관 관리를 동래로 귀양을 보낸 적도 있었다. 따라서 일식과 월식을 정확하게 알기 위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23년(1441년) 4월 29일(음력) 기사에 ‘세자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가 올 때마다 정확하게 비의 양을 재기 위해 구리를 부어 그릇을 만들고 궁중에 두어 빗물이 그릇에 괸 깊이를 실험하였다’라고 하여 측우기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측우기는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라고 하지만 가뭄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세종 시대에 연구·개발된 훌륭한 과학기술 중 우리에게 많이 안 알려진 것이 화약 무기이다. 화약 무기는 고려말 최무선 장군이 중국으로부터 화약과 총포제조기술을 배워 국내에서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성능이 좋지 않아서 세종 때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성능을 갖춘 총포를 보유하게 되었다. 세종은 27년(1444년) 3월, 화포의 성능개량에 성공한 뒤 얼마나 좋았던지 직접 성과를 발표하였다. ‘내가 군기감에 명하여 대장간을 행궁 옆에다 설치하고 화포를 만들어서 멀리 쏘는 기술을 연구하게 하였더니 전의 천자화포는 400, 500보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 만든 것은 화약은 극히 적게 들고도 화살은 1300여보를 가고 한 번에 화살 4개를 쏘매 다 1000보까지 가며…, 내 이제 왕위에 있은 지 28년 동안 화포에 관심을 두고 자주자주 강론하고 연구하여 제도를 많이 고쳤다’ 하여 그동안 화포연구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두고 지원하였는지를 보여주었다. 자주 들러서 연구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격려하기 위해 화포 만드는 대장간을 행궁 옆에 짓게 한 것만으로도 세종의 화약 무기에 관한 의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 격목(激木)으로 화약의 폭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의 화포를 개발하게 된다. 명종 때인 1555년 새로운 천자총통을 개발하면서 세종 때 1300보를 날아갔던 천자화포는 2번째 큰 화포인 지자총통으로 이름이 바뀐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의 판옥선과 거북선에 천자총통과 지자총통 등 각종 총통을 수십 개씩 장착하여 적선을 물리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선 수군이 승리하는 데 세종의 화포는 큰 역할을 하였다. 이렇듯 세종 때 개발된 총통완구를 비롯한 각종 화약 무기는 조선말인 1895년 수군이 해체되기까지 450년 동안 사용되며 조선을 지킨 것이다.

영화로 제작되어 유명해진 로켓 추진 화기 ‘신기전’은 방화용 화기인데 역시 세종 때 개발된 것이다. 문종 때 개발된 화차에 100발씩 장착되어 사용된 소, 신기전도 있었지만, 소형 나무 폭탄인 ‘소질려포통’을 탄두로 사용해서 적군을 살상할 수 있었던 대신기전은 조선의 국경선을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늘려준 첨단 미사일이었다. 세종 때 이런 고성능 화약 무기들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조선의 운명은 임진왜란 때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과학기술은 국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최고 지도자의 적극성에 따라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과학의 달에 세종대왕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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