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인상에 업주들도 ‘한숨’

김밥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이 울상이다. 간식이나 식사 대신 먹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다. 업주들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식재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그만큼 김밥값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값’ 뛰니 김밥값도 뛰어
17일 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김밥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5.90였다. 2020년 가격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3년간 25%가 오른 결과다. 직장인 김모씨는 “물가가 다 올랐다지만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오르던 김밥값 최근 너무 올라 마음 편히 못먹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 재료인 김값의 상승이 김밥값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 정보에 따르면 마른김 1속의 중도매인 판매가는 (15일 기준) 1만400원으로, 한 달 전 9362원에 비해 11.1% 상승했다.
전년 6618원 대비 약 57.1% 가량 뛴 셈이다. 소매가로 따지면 10장 기준 1235원으로, 전년 1005원보다 22.9% 올랐다.
이른바 ‘김플레이션(김+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김의 원재료인 '원초(原初)' 가격 상승과 수출량 급증이 꼽힌다.
김 원초는 주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재배되지만 중국·일본에서 이상 기후와 적조 발생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한국산 김 수요가 급증했다.
◆수출 증가가 김밥값 폭등 불렀나
우리나라가 김을 수출하는 국가는 120개국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가격이 이처럼 급속도로 오르는 원인으로 수출 확대를 꼽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에 이르기까지 2024년산 김 생산량은 약 1억속(1속은 김 1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올 2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6074톤으로 전년 동기 5270톤 대비 15.3% 증가하는 등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김 수출 규모는 7억9000달러(한화 기준 약 1조원)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김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재료 빼면 추가비용 논란 김밥집…결국 휴업
이런 가운데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빼면 추가 비용을 받는다고 안내한 김밥집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가게 사장 A씨는 지난 15일 공지를 통해 "오늘 하루 쉰다. 2018년 오픈하고 계속 있었던 옵션 메뉴에 대해 물어보셔서 답변했는데,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줄 몰랐다"며 "왜 생을 마감하게 종용하는지 잘 모르겠다. 제 지인한테까지 협박 메시지 보내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이 가게는 결국 휴업을 공지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