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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생일 의미 축소?… 사라진 北 ‘태양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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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9 19:37:54 수정 : 2024-04-09 19: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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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매체가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태양절’이라는 용어를 최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북한은 김일성 생일을 맞아 매년 4월 진행하던 ‘태양절 요리축전’의 명칭을 ‘전국 요리축전’으로 변경해 기사를 작성했다. 통신은 이 요리 경연대회가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4월 명절”을 맞아 열렸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일 제27차 '전국요리축전'이 지난 2일부터 평양면옥에서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원래 ‘4월의 명절 요리축전’이었던 이 행사는 2013년부터 태양절 요리축전으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올해 행사명이 다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에도 통신은 제59차 전국학생소년예술축전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뜻깊은 4월의 명절을 맞아”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에는 같은 행사의 폐막보도에서 “태양절을 맞아” 열렸다고 쓴 것과 차이가 있다.

 

북한에서 태양은 김일성을 상징하며 그의 생일은 ‘태양절’로 불렸다.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과 함께 최대 명절로 간주된다. 설이나 추석같은 민속 명절보다 중시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태양절 관련 북한의 동향을 묻는 질문에 “조금 특이한 것은 평소와 달리 북한의 매체들에서 ‘태양절’이라는 이름이 아니고 ‘4월 명절’, ‘4월 봄 명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한 두달간 그런 표현(태양절)들이 보이지 않고 있어 좀 이례적”이라며 “4월 15일까지 좀 더 지켜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소위 ‘백두혈통’과 세습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선대를 우상화해왔다. 선대 생일을 명절 삼아 별도 명칭을 붙인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에 김일성에 대한 주민들의 향수를 이용하면서도, 때로는 김일성 지우기를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권력 유지를 위해 선대의 후광이 필요하면서도 선대에 비해 평가절하되어선 안 되는 이중적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기도 했다. 최근 동족개념과 평화통일 개념을 전 사회적으로 삭제하겠다고 밝힌 대남 노선 변화와 관련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 세워진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꼴볼견”이라며 철거를 지시하기도 했다. 조국통일3대 헌장은 김일성의 업적을 김정일이 기려 세운 것으로 김정은의 언급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충격적 발언으로 평가됐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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