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바탄 반도 점령 후 미군 등 포로 강제 행진
식량과 물 배급 안 하고 낙오자는 무참히 살해
바이든 사촌도 ‘죽음의 행진’ 후 포로로 사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하는 9일(현지시간)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만행 중의 하나인 ‘바탄 죽음의 행진’(Bataan Death March)이 시작된 날과 겹쳐 방미 기간 관련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워싱턴 비영리기구인 아시아폴리시포인트는 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촌이 바탄 죽음의 행진에 참여했다가 필리핀에서 일본 포로로 사망했다고도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은 1941년 12월 필리핀 마닐라를 점령한 뒤 이듬해 4월 미국, 필리핀 연합군인 국동지상군의 마지막 거점이던 바탄 반도까지 점령했다. 일본군은 1942년 4월9일, 바탄 반도에도 7만5000명에 달하는 미군과 필리핀군을 포로로 잡은 뒤 100㎞에 달하는 거리를 강제 행진시켰다. 포로에게 식량과 물을 배급하지 않았고, 낙오자는 총살하거나 총검으로 무참히 살해했다. 행진 과정에서 최소 1만명이 사망하면서 바탄 죽음의 행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일본 히로시마 방문 당시 바탄 죽음의 행진에서 생존한 94세 대니얼 크롤리와 동행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크롤리와 동행한 것을 두고, 미국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보다 일본이 전쟁 가해자임을 부각시킨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군들은 매년 4월9일을 전후로 군장을 매고 행군하며 바탄 죽음의 행진을 기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 기시다 총리 방미 기간 중 미국과 일본, 필리핀 간 3자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어 바탄에서의 일본의 만행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죽음의 행진 기간 동안 필리핀군 포로가 적게는 5000명에서 많게는 1만명까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군포로는 500명에서 700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한다.

아시아폴리시포인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촌인 오하이오 출신의 전차병 존 로비넷이 바탄 죽음의 행진을 마친 뒤 필리핀 북부 카바나투안에서 일본군 포로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일본군은 죽음의 행진에서 생존한 포로들을 카바나투안 수용소에 수용했는데 수용소 내부에서도 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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