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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빠진 한국축구… 맥없이 무너졌다

입력 : 2024-02-07 22:00:00 수정 : 2024-02-07 2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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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 요르단에 0-2 충격패

김민재 공백 커 수비 구멍 ‘숭숭’
유효 슈팅 ‘0개’ 공격력도 처참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물거품

요르단 A매치 첫 패 불명예 이어
4강까지 ‘역대 최다’ 10실점 기록
대회 공식 성적 1승4무1패 그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시작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까지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한 한국 축구는 유독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 무려 64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무관 저주’를 풀어낼 기대감이 컸다. ‘캡틴’ 손흥민(31·토트넘),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축구 천재’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 등 이름값 높은 유럽파가 포진한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한국 수준의 팀에게 64년의 세월은 너무나 길다.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디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클린스만호의 큰소리는 공염불에 불과했다. 한국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졸전 끝에 탈락하며 무관의 세월을 ‘67년’으로 연장했다. 한국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한국이 요르단과 A매치에서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비진은 패스 실책을 연발하며 상대 역습에 무너졌고,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공격력도 처참했다. 선수 교체 등 위기를 헤쳐 나갈 전술도 보이지 않았고 토너먼트에서 치른 두 번의 연장으로 체력마저 바닥난 선수들은 실수를 남발했다.

무엇보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 동안 무실점 경기 없이 역대 최다인 10골을 내준 클린스만호는 1승4무1패라는 초라한 이번 대회 공식 성적을 남기게 됐다. 공식 성적은 90분 정규시간까지만 보기 때문에 연장을 치른 16강과 8강전 공식 기록은 무승부다.

이날 한국은 전반부터 답답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것이 뼈아팠다. 김민재가 빠진 중앙 수비수엔 김영권(33)과 정승현(29·이상 울산)이 섰고, 측면 수비는 설영우(25·울산)와 김태환(34·전북)이 맡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30·알아인), 황인범(27·즈베즈다), 이재성(31·마인츠)을 미드필더로 내세워 중원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가지려 했지만, 답답한 백패스만 남발했다. 이 과정에서 요르단의 빠른 압박에 공을 빼앗기며 위기를 수차례 자초했다. 골키퍼 조현우(32·울산)의 선방 쇼가 없었다면 전반부터 대량 실점을 낼 뻔했다.

0-0으로 전반을 아슬아슬하게 끝낸 클린스만호는 별다른 변화 없이 후반을 시작했고 결국 실점했다. 요르단은 후반 8분 박용우의 백패스 실수를 틈타 알나이마트가 오른발 칩슛으로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후반 21분엔 상대 진영에서 이강인이 황인범에게 준 패스가 차단당하면서 또 요르단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알타마리가 화려한 드리블로 한국의 수비진을 제친 뒤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 슛을 꽂아 추가 골을 터뜨렸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과 8강 호주전에서 0-1로 끌려가다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는 ‘좀비 축구’를 선보인 한국이지만 두 골 차는 컸다. 이번 대회 총 11골 중 필드골이 4골에 불과할 만큼 내용이 좋지 못했던 한국 공격진은 이날 유효 슈팅이 0개에 그칠 정도로 무기력했다. 한국이 아시안컵 경기에서 유효 슛이 없었던 건 처음이다. 그야말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87위의 요르단에 경기력에서 완벽하게 밀리며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손흥민의 아시안컵 네 번째 도전도 허무하게 끝났다. 염원하던 자신의 대표팀 첫 우승 트로피를 위해 ‘라스트 댄스’에 나선 손흥민은 패배 뒤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끄는 데 있어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대회였다”며 “많은 선수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나도 선수들한테 미안하고 또 국민분들한테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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