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군함 등 군사적 압박 병행
美, 중국의 노골적 선거 개입 경고
선거 후에도 양측 마찰 지속될 듯
중국과 미국이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신경전 수위를 높이고 있어 선거 후에도 결과를 놓고 양측 간 마찰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陳斌華) 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독립·친미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에 대해 “차이잉원(蔡英文) 노선은 대만 독립 노선이자 대항 노선으로, 대만의 전쟁 위험과 사회 대립의 화근으로 대만을 평화와 번영에서 멀어지게 하고 전쟁과 쇠퇴에서 가깝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9일 차이 현 총통 노선을 계승해 대중 관계를 설정한다고 밝힌 것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천 대변인은 라이 후보를 ‘고집스러운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칭한 뒤 “그가 집권하면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며 “대만 동포들이 민진당 독립노선의 위험성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립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 번영과 발전의 국면을 창조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민진당이 양안 경제·무역 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게 대만 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군사적 압박도 지속 중이라 10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15대와 군함 4척이 포착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군사적 압박 등의 형태로 대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만의) 선거는 정상적이며 일상적인 민주주의 절차의 한 부분”이라며 “중국이 추가적인 군사적 압박이나 강압으로 대응하기로 선택할 경우 중국은 도발자(provocateur)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 정부가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뒤 전직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고위급 사절단을 대만에 파견할 계획이고, 이는 미국과 중국의 화해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에 이런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중국 정부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FT의 관측이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해당 보도에 대한 성명에서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어떠한 형태라도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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