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아끼려다…” 전기장판 겹쳐 사용한 노부부 참변

온수매트 위 전기장판 겹쳐 사용…경찰, 부검 방침

3일 오전 5시50분쯤 전북 남원시 산동면의 한 주택 화재로 80대 A씨와 그의 아내가 숨지는 사고가 나 소방당국과 경찰, 전기안전공사 등이 현장 감식하고 있다. 남원=연합뉴스

전북 남원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노부부가 숨졌다. 경찰은 부부가 난방비를 아끼려 난방용 매트를 겹쳐서 사용한 게 화재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0분쯤 남원시 산동면의 한 주택 안방에서 A(83)씨와 그의 아내 B(6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주택 전체로 번진 불길을 1시간여만에 진화했으나, 이들은 이미 안방에서 숨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거동이 불편한 A씨와 지적장애 2급을 가진 B씨가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해왔는데, 평소 난방비를 아끼려 보일러 대신 전기매트를 사용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안방에서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타버린 난방매트 2장이 발견됐으며 온수매트 위에 전기장판이 겹쳐져 깔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온수매트 위에 전기장판을 깔아서, 거기에 온수매트의 열과 전기장판에 흐르는 열에다가 이불까지 합쳐지면 열이 축적되기 때문에 화재의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온수매트를 사용하던 안방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부검과 현장 감식을 통해 사망과 화재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