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있는 영화관서 “홍콩 출발해?” 광고영상…민원에 삭제 조치

학부모 “모두 보는 영화관서 반복 재생” 토로
영화관 측 “제작업체 연락해 영상 내려” 해명

유튜브 영상 중 ‘문돼의 에티컷’ 에피소드 갈무리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에서 선정적인 멘트가 담긴 에티켓 홍보 영상이 나왔다는 민원이 제기돼 삭제 조치됐다.

31일 JIBS제주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한 광고대행사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가 전 연령대가 보는 영화관에서 재생됐다는 고객 민원이 제기돼 영화관 측이 영상 송출을 중단했다.

지난 10일 초등학생 딸과 제주 서귀포시의 한 영화관을 방문한 40대 A씨는 영화 시작을 기다리던 중 로비에서 극장 에티켓 홍보 영상을 우연치 않게 시청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는 최근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 ‘별놈들’의 캐릭터인 이른바 ‘문돼’(문신돼지) 나선욱씨가 출연했는데, 나씨는 연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홍콩 출발해?”, “갈 데까지 가자” 등의 표현을 반복했다.

A씨는 딸이 영상을 보고 “저게 뭐지?”라고 물어 당황했다며 “모든 연령대가 이용하는 영화관 로비에서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아이가 의문을 가지니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곤란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18세 이상 관람 가능한 영화 상영 전에 나온 것도 아니고 아무런 제약 없이 버젓이 제공될 영상은 아닌 것 같다”며 “영상의 목적이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유튜브에도 게시된 이 영상은 해당 영화관에서 6개월가량 재생됐고, 불쾌하다는 고객 문의가 들어오자 결국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관 측은 “고객 문의를 접수하고 제작 업체에 연락해 광고 영상을 내렸다”며 “제휴를 맺은 업체가 지점마다 달라 다른 영화관도 같은 영상이 재생되는진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관 로비 스크린 등을 통해 재생되는 영상은 옥외광고물에 포함된다. 다만 옥외광고물은 사전 심의가 없어 문제가 제기된 이후 사후 심의를 통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