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단 10개”…헐값에 판 ‘이 가면’, 알고보니 60억 희귀작

프랑스의 한 노부부가 고물상에게 약 20만원에 판매한 은길가면, 지난해 경매에서 60억원에 팔렸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80대 노부부가 고물상에게 20만원에 판 목제 가면이 약 60억원의 가치를 지닌 희귀 유물로 밝혀졌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 외신에 따르면, 목제 가면 원소유주였던 알랭(88)과 콜레트(81) 부부는 중고상을 상대로 낸 판매 무효화 소송에서 패소했다. 

앞서 부부는 지난 2021년 9월 다락방을 치우다 한 목제 가면을 발견했다. 이는 아프리카 식민지 총독을 지냈던 원고 측의 할아버지가 1917년 입수한 뒤 후손에게 물려줬던 것이었다. 

알랭은 이 가면을 쓸모없는 부적이라고 생각해 중고상 알렉상드르에게 150유로(약21만원)에 판매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두 사람은 신문을 읽다 자신들이 판매했던 가면의 정체를 알게됐다. 

이 가면은 아프리카 가봉의 부족 팡족이 만든 ‘은길 마스크(Ngil Mask)’였고, 한 경매를 통해 420만 유로(약 60억원)에 낙찰됐다. ‘은길 가면’은 거장 파블로 피카소,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에 영감을 준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으로 전 세계 10여개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랭 부부는 고물상이 가면의 가치를 알고도 헐값에 샀다며 그를 상대로 판매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알렉상드르는 가면의 가치를 자신도 몰랐다며 최초 평가액 30만 유로(약 4억29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부부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프랑스 법원은 “중고상은 노부부를 속인 것이 아니고, 이들이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기각했다. 

한편 가봉 측은 가면이 국가의 소유라는 이유로 판매 중단을 요구할 것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 또한 기각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