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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 김영도씨 일생 다큐멘터리로 제작

입력 : 2023-12-06 14:48:46 수정 : 2023-12-06 14: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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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 김영도(73)씨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제작돼 화제다.

 

6일 동아대에 따르면 곽주일·아미 허친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가 7일과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컬버시티와 산타클라리타시티에서 각각 상영될 예정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계 최고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 출품됐으며, 미국 기독교 영화제에서 베스트 다큐, 베스트 감독, 베스트 작가, 베스트 음악·편집상을 휩쓸었다. 또 레인칼리지에서 주최한 ‘Award ceremony at Lane doc festival’에서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야구선수 김영도씨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 포스터. 동아대 제공

1950년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씨는 갖은 차별과 설움을 받으며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다, 9세 때 자진해서 고아원으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야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동대문중학교 야구부에 뽑혔고, 동대문상고에 진학해 4번 타자 겸 1루수로 맹활약했다. 1968년 고교 졸업 후 동아대에 야구부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유일한 지방 야구팀이었던 동아대 야구부를 지도한 고 안영필 감독이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그는 대학 재학 당시 특유의 승부욕과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4번 타자 겸 1루수를 도맡을 만큼 맹활약을 펼쳐 ‘그라운드의 와일드 가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나, 혼혈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야구의 주류에 녹아들지 못했다.

 

후학을 가르치고 싶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마치고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980년 부산 대신중학교에서 체육교사 겸 야구감독으로 활동하며 10여년간 경상도지역 혼혈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럼에도 한국사회는 혼혈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을 견디지 못하고 37세의 나이로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야구를 잊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았던 그는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에서 비로소 야구 이야기를 꺼내며 웃는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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