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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원희룡의 ‘전광훈 비판’ 소환한 정청래 “원희룡 말로 원희룡을 때리네”

입력 : 2023-12-06 11:28:03 수정 : 2023-12-06 1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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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현직 장관 신분으로 ‘전광훈 집회’ 참석”…원희룡 비판
2020년 8월 ‘국가 논할 자격 없다’며 전광훈 비판했던 원희룡…지난 4일 ‘전광훈 집회’서 간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과 같은 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정치 재개 첫발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 집회 간증에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또 전광훈 등판이냐”며 바짝 날을 세웠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 처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원희룡 장관은 개각 발표가 됐지만 현직 장관 신분으로 ‘전광훈 집회’에 참석해 논란”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의 전 목사 주도 대규모 보수단체 집회 등을 향했던 3년 전 제주도지사 시절 원 장관의 비판을 소환, “원희룡의 말로 원희룡을 때리는 것 같아 원희룡이 처연해 보인다”고 정 최고위원은 꼬집었다.

 

앞서 원 장관은 제주지사 시절인 2020년 8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광복절로 예정된 전 목사 주도 보수단체들의 정부·여당 규탄 집회를 비판했고, 비슷한 시기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는 전 목사 등을 겨냥해 “공적인 자리에 나서서 국가를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말했었다. 정 최고위원은 원 장관이 비판 대상이었던 전 목사 주도 집회에서 간증을 하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설화 논란이 불거진 예배 또한 전 목사 주도였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전 목사가 여전히 연결됐다는 취지로 ‘또 전광훈이냐’며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재개 첫 행보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 집회에서의 간증에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서 생중계된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영상 캡처

 

원 장관은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서 생중계된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서 간증을 통해 “0.73% 차이로 겨우 이긴 걸 보고 너무 충격받아서 그때부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며 “한 달간 악몽을 시달리는데 (심지어) 꿈속에서 대통령이 다른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다른 사람’은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였다.

 

원 장관은 “우리나라가 갑자기 막 평양에 가 있고, 우리나라가 이상한 나라가 되어 있더라”며 “난 감방에 가 있고, 친했던 나름대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던 모든 사람들이 다 탄압받고, 교회에는 문에 대못이 박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도 악몽에 시달려서 그때 결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5년 만에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인데 남 탓이나 원망하지 말고 나부터 좀 제대로 하자(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그때부터 자는 습관이 바뀌어서 (이제는) 새벽 3시면 깬다”며 “보이지 않는 힘이 저를 깨우는데 처음에는 그게 누군지 몰랐다”고 밝혔다. 대선 때문에 악몽에 시달려 노이로제에 걸렸나보다 했다던 그는 “‘주님이라고 불러봐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왔다”며 “지금도 제 스마트폰에 매일 새벽 주님 두 글자를 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원 장관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겠냐’고 참석자들에게 물은 사회자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아 “저는 앞으로 다가오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일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원 장관이 말해 인천 계양을에서의 이 대표와의 맞대결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반응을 낳았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장관이 왜 이런 데를 가는지 모르겠다”며 “구역질이 난다”고 쏘아붙였다. 그리고는 “예수님이 국힘 당원이냐”며 “이분들 종교를 갖다 악용하는 건데, (그러다) 예수님한테 벌 받는다”고 몰아붙였다. 진 교수는 “전광훈 목사라는 분은 대부분 국민에게 혐오 인물로 찍혀 있다”며, “원희룡 장관은 그런 데 가봤자 자기 개혁적 이미지만 흩트리는데 앞으로는 그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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