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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디커플링, 효과 미미하고 부작용 커”

입력 : 2023-10-03 21:00:00 수정 : 2023-10-03 22: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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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특별보고서

중·러 겨냥한 서방국가의 재편 노력
자원 무기화 대비 디리스킹 시도
유지돼온 공급망 되레 망가트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 선진국들의 공급망 재편 노력이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부작용 우려만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2일(현지시간) 펴낸 특별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해 ‘디리스킹(위험 경감)’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면서 오히려 지금까지 잘 유지돼 온 공급망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친저우 항구 모습. A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디리스킹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급증한 수요에 공급망이 대응한 것일 뿐 본질적인 공급망 실패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가 미국 내 수입품 가격 변동성 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이전에도, 위기 중에도 공급망이 잘 작동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수입품 300종을 분석한 결과 가격 변동성은 점차 감소하면서 미 공급망은 외부 변화에 저항성을 갖춰가고 있었다. 또한 미국 1만7000개 수입품목을 분석했더니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 실제 수입량이 감소한 품목의 비율은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대중 규제에 참여한 국가들의 기업들은 공급망 교란을 대비해 코로나19 이전의 2배에 달하는 예비 부품 등의 재고를 구매하는 등 무역 비용만 늘렸다. 이코노미스트는 탈중국에 열성적인 호주도 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절반만 철수하는 데 35년이 걸릴 전망이라며 이러한 서방의 디리스킹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으로부터 직접 수입을 줄여도 대안 수입국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도 있다. 일례로 2016년부터 미국의 베트남 컴퓨터 수입량이 3배 급증하는 동안 베트남의 중국산 컴퓨터 제조 기계 수입량도 75%나 증가했다. 게다가 디리스킹으로 중국이 아닌 독재국가와의 교역이 증가하면서 서방의 공급망 견제의 의의도 퇴색되고 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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