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널리 퍼지길 바랐던 50대 남성, 3명에게 새 생명 나눠줘

평소 장기 기증이 널리 퍼지길 바랐던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관춘(56)씨가 지난 1일 강릉아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6월26일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려져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상태가 됐다.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이관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유족은 이씨가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고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증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한 걸 기억해 기증에 동의했다. 유족은 이씨의 소식을 통해 많은 사람이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고 기증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강원 강릉시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이씨는 조용하고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씨의 아내 신양숙씨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것 하나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따뜻한 남편, 자상한 아빠로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기증자 이관춘씨

이씨의 아들 이희준씨는 “무뚝뚝한 아들이라 한 번도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 한번 못 한 것이 죄송하다”며 “다음 생에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정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