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초등학교 교사 사망 등 각종 사건·사고마다 일부 맘카페에서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 포착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맘카페를 두고 ‘마녀사냥 1번지’, ‘가짜뉴스의 온상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한 대형 맘카페에 해당 교사에게 갑질을 일삼았던 학생 가족 구성원 중 ‘3선 국회의원’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올라왔다. 해당 글은 다른 맘카페로 일파만파 확산돼 온라인상에서 기정사실로 취급되기까지 했다.
‘거짓 정보’ 속 갑질 일가의 3선 의원으로 지목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연예인이 가짜 뉴스와 악플에 의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24일 해당 글을 쓴 여성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글을 쓴 여성은 한 의원을 찾아가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으나 한의원은 “고소 취하 가능성은 없다”며 “아직도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아과) 폐업이 잇따르면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방의 한 소아과에 대한 근거 없는 저격 역시 맘까페에서 일어났다. ‘보호자 없이 진료를 보러온 9세 환아를 돌려보냈다’는 ‘맘까페발’ 소문에 시달린 소아과는 결국 폐업했다.
논란이 커지자 맘카페에 일부 사실이 아닌 글을 썼던 보호자는 글을 삭제하고 민원을 취하했지만, 소아과의사회는 보호자를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몇 해 전 경기 북부 한 신도시에서는 맘카페 회원들의 등쌀에 2∼3년 새 동네 소아과 8곳이 연쇄 폐원한 일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자신에게 손을 뻗는 남자 초등생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두고 일부 맘카페에서 ‘애한테 너무하다’, ‘인성이 덜 됐다’, ‘한번 웃어줬으면 애한테 추추억이 됐을텐데’라며 비난이 쏟아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내 아이 몸에 누가 손 대면 ‘평생 추억이니 웃어주라’고 할 거냐”고 꼬집으며 이어 “맘카페에 부정적인 글이 한 번 올라오는 순간 동네 카페, 식당, 병원 등이 문을 닫게 되는 ‘절대권력’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맘카페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갑질과 여론몰이의 수단이 되는 것에 대해 맘까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3일 충북의 한 맘까페에 ‘맘까페가 벼슬이에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종종 들르는 가게 사장님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물어보니 손님이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하고, 요구를 안 들어줄 경우에는 맘까페에 올린다, (맘까페에 올리면) 너네 가게 끝나는 거 알지? 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어떤 지역이건 이런 말 안들어본 사장님 거의 없이시고 맘까페에 올라가면 사장님 잘못이 아닐지언정 타격이 크다고 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