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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조 세계시장 올라타자”… 韓, ‘꿈의 양자기술’ 개발 추격 [뉴스 투데이]

입력 : 2023-06-27 20:09:00 수정 : 2023-06-27 20: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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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3조 투자 국가전략 수립

컴퓨터·통신·센서 기술 고도화
2035년까지 인력 2500명 양성
선진국 기술 선점 경쟁 뛰어들어
연산 1000만배 빠른 ‘양자 컴퓨터’
‘양자센서’ 티끌 암세포도 찾아내
신개념 무기개발 등 활용 무궁무진

영화 ‘앤트맨’을 보면 사람이 개미만큼 작아지기도 하고, 거인처럼 커지기도 한다.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지긴 했지만 여기엔 ‘양자’ 개념이 적용됐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는데, 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기에 원자핵과 전자 간격을 늘이고 줄이면 물체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자 이하 미시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양자로 이해하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 박사와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퀀텀 전문가와 법률·회계·비즈니스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개발하고 성과를 공유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물리 공간인 ‘퀀텀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존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양자 특성을 활용하면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능해진다.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통신은 해킹이 불가능해진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양자기술시장 규모가 2040년 1060억달러(약 1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들은 양자기술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래 글로벌 양자기술시장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고 기술·인력·생태계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7일 발표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은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담은 최초의 국가전략이다.

이에 따르면 양자기술 3대 분야인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 기술을 고도화한다.

2027년까지 50큐비트급, 2031년까지 1000큐비트급(오류율 0.5% 이하)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고 자체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반도체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컴퓨터가 아닌 원자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의 컴퓨터다. 이론상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1000만배 이상 빠르다. 현재 국내 기술은 10∼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슈퍼컴퓨터보다 더 뛰어난 연산 능력을 갖추려면 최소 50큐비트급이 돼야 한다. 미국 IBM은 433큐비트, 구글은 53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했고, 중국 중국과학기술대학교는 66큐비트급을 선보이며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양자통신은 도·감청 시 양자 암호키가 파괴되며 불법 도·감청 및 해킹이 원천 차단돼 보안성이 높다. 정부는 2031년까지 100㎞ 양자네트워크를 연결하고, 도시 간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자전송, 양자메모리 원천기술 등 관련 기술과 양자메모리 기반 양자중계기를 개발한다. 장기적으로 전국망 기반 양자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자센서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정밀 계측을 가능케한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0.05㎜보다 작은 암세포를 찾거나, 수십㎞ 이상 떨어진 장소에서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정부는 양자센서를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먼저 적용하고, 이어 국방·의료·반도체 등 활용 분야를 넓혀갈 방침이다.

인력 확보는 양자시대 준비 과제다. 현재 국내 양자핵심인력은 384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양자과학기술 분야 학과 신·증설 지원과 양자대학원 선정, 대학ICT연구센터(ITRC)·이학분야 선도연구센터(SRC) 등 대학 양자 교육·연구 거점센터 등을 통해 양자 인력을 2035년까지 2500명 수준으로 양성하기로 했다. 또 전자공학, 제어·시스템공학 등 양자시스템 구현·제어를 위한 양자엔지니어도 교육한다.

과기정통부는 석·박사 학생 및 산업 종사자들이 글로벌 양자기업에서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IBM·아이온큐(IonQ)와 양자 전문 인력 양성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메가존클라우드, 포스코홀딩스 등과도 공동 기술개발, 인력 교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자 산업화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연구자가 직접 사용이 가능한 개방형 양자팹을 2027년까지 마련하고, 양자 부품·장비 개발·상용화를 지원하는 시험·검증 설비를 구축한다. 양자소자(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전자 부품)는 반도체 공정·장비를 활용할 수 있지만, 물질 오염과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해 별도의 양자팹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자과학기술을 적용한 신기술·신개념 무기체계를 미래 전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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