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할 수 없다"… 보안 의식한 듯
미국 국방부가 최근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전략핵잠수함(SSBN)을 한국에 보낼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 진짜 핵미사일을 싣고 갈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일본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달 하순이 유력한 전개 시기란 분석을 내놓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공군 준장)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군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SSBN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앞서 국내에선 미군이 핵무기로 무장한 SSBN을 한국에 보낼 것이 확실하며, 그 시기는 이달 중순이 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라이더 대변인은 한국에 전개될 핵잠수함이 오하이오급 SSBN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미 해군이 운영하는 핵추진 잠수함은 크게 SSBN과 SSGN으로 나눠진다. 라이더 대변인이 언급한 오하이오급 SSBN은 현재 미국이 유일하게 운용 중인 전략핵잠수함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트라이던트Ⅱ 탄도미사일이 한 척당 24기가 실린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고 다니는데 그 미사일이 곧 핵미사일이란 얘기다.
오하이오급 SSBN에 장착된 미사일 전체의 위력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600발에 버금간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사일 사거리도 최장 1만2000㎞에 달한다. ‘북한을 지도에서 지워버릴 만한 위력’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SSGN은 탄도미사일 대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이다. 핵추진 잠수함이란 점은 SSBN과 공통적이나 탑재한 무기가 다르다. 군사 전문가들은 “SSGN은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단 토마호크 미사일들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라이더 대변인은 “(한국에 전개할) 핵잠수함은 오하이오급 SSBN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다만 진짜로 핵미사일을 싣고 한국에 갈 것인지에 대해선 “잠수함의 특정 적재물에 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에 전개될 핵잠수함이 SSBN이라면 당연히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을 것이란 견해와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반도 전개 시에는 핵탄두가 제거된 미사일로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분분한 상황이다.
전개 시기에 관해서도 미 국방부는 말을 아꼈다. 국내 매체 일부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19∼21일에 맞춰 한국에 전개해 부산항에 기항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으나, 미국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라이더 대변인은 “SSBN의 한국 배치 일정에 관해선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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