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10일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에서 정쟁에 몰두하는 우리 정치 현주소에 대한 자아 비판을 쏟아냈다. 모처럼 한목소리로 의원들이 차분하게 고해성사를 하면서 국회 본회의장 전매특허인 고성과 야유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전원위 첫 토론에선 여야 의원 28명이 각 7분씩 총 196분간 정견을 쏟아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단체 2명이 발언대에 섰다.
첫 주자로 나선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한국 정치를 “절망의 정치”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정치 양극화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며 우리 정치가 상대의 실수를 먹고 자라는 “반사이익 구조”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정치엔 일 잘하기 경쟁이 없다. 대안 경쟁이 없다”고도 했다. 특히 자신이 속한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정부) 대일 굴욕외교의 참담함을 반복해서 폭로하면 그만”이라며 “새 시대 외교전략, 대안을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지금 정치는 지속 불가능한 정치”,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울화병 걸리게 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정치인 자신들도 세월을 허송하고 인생을 낭비하게 한다”고 반성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국회 신뢰도가 최하위”라며 “데모크라시(민주주의)가 아닌 비토크라시(극단적 파당 정치) 현장이 됐다”고 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뜻을 모으자며 시도지사, 여권 인사 등과 만찬을 한 횟집 이름을 둘러싼 친일 논란에 반감을 드러낸 여당 의원도 있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그런 사회적 갈등을 우리 국회와 정치권이 조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용하고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다만 전원위에 앞서 의원 정수 30명 확대를 둘러싼 여야의 장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부터 나흘간 선거제 개편안 관련 논의를 이어간 뒤 상정된 3개 안 중 단일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어떤 선거제가 채택되느냐에 따라 각 지역구 의원 간, 선수 간 유불리가 엇갈려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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