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현 SM경영진 전면 배제
이성수 “해외판 라이크기획으로
수익 선취… 국세청 감시망 피해”
“에스파 컴백 지연 이수만 사업 탓”
이수만, 의혹 해명 없이 “마음 아파”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주가 마감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싼 하이브와 SM 현 경영진의 경영권 다툼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하이브가 SM 현 경영진이 배제된 새로운 SM 이사와 감사 후보군을 주주제안을 통해 공개하자,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등에 대한 의혹 제기로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14가지 내용에 대한 성명을 발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14가지 항목에는 △SM 제국의 황제 ‘이수만’ △해외판 라이크기획 ‘CT 플래닝 리미티드(CTP)’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등 이수만에 대한 폭로와 △SM 정상화의 변곡점 △SM 3.0 성공에 필요한 전략적 파트너십 등 SM 운영 계획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이날 그 첫 번째로 이수만이 2019년 홍콩에서 설립한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홍콩의 CTP로 수익을 귀속시켜 역외탈세를 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계약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CTP를 거치게 하면서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런 이상한 구조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의 건설에 카지노가 연결돼 있으며, 심지어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언급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걸그룹 ‘에스파’ 컴백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과 연관된 나무심기 노래를 부르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하이브는 “이수만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수만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주식매매 계약의 조항에 따라 CTP와 SM 간의 계약 종결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만의 해외 프로듀싱에는 제한을 두지 않은 계약 조건에 대해선 “이 전 총괄의 해외 프로듀싱 허용은 SM과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프로듀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수만 부동산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사는 이수만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활동이나 캠페인이 SM과 직접 연계돼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브는 전날 주주제안 메일을 발송해 현 SM 측 관계자가 포함되지 않은 이사 후보 6명과 감사 후보 1명을 제안한 바 있다. 사내이사 후보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내세웠다. 3명 모두 하이브 소속 고위 인사들이다. SM 임직원의 반발을 고려해 방시혁 이사회 의장과 SM 출신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은 이사 후보에서 빠졌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가 언급됐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비상임감사 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가 각각 꼽혔다.
하이브가 SM 새 경영진 후보를 제안함에 따라 SM 현 경영진과 주주총회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SM 현 경영진은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회를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개편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폭로와 기습 발표 등으로 SM 경영권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승자가 누가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SM 주가는 하이브가 SM 현 경영진 등과 지분 확보 경쟁을 위해 공개한 매수 가격(12만원)보다 더 높은 13만1900원으로 이날 마감했다. 특히 이날 단일 계좌에서 SM 주식 65만주(2.73%)를 순매수하는 상황이 발생, 한국거래소가 SM을 17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시장에서는 SM 주식을 대거 사들인 ‘기타법인’을 놓고 범 카카오 측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반면 하이브 주가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전날 대비 3.4% 떨어진 19만500원에 마감했다.

이수만 측이 제기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도 남아있는 변수다.
한편 이수만은 처조카인 이 대표의 자신을 겨냥한 유튜브 폭로전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요계에 따르면 이수만은 이날 관련 기사를 접한 뒤 “(이 대표는) 상처(喪妻)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 살 때부터 봐 왔다”며 “열아홉 살에 SM에 들어와 팬 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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