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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의심’ 육회, 업장은 깨끗했다…유통단계 문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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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15 15:51:55 수정 : 2023-02-15 16:03:55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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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육회 먹고 ‘식중독’ 증상 신고
“축산·수산물 유통단계 콜드체인 확인해야”
코로나19에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 2.3배로↑
품질·신선도 신뢰 낮아…“안전성 향상 과제”

온라인 판매 육회를 먹은 뒤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온라인 유통 식품 안전성 관리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콜드체인(신선식품을 저온상태로 유지하며 배송하는 시스템) 확대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농축수산물 온라인 구매가 급증했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그에 미치지 못해 식품 안전성 관리 강화를 위한 각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ettyimagesbank 제공

◆“식중독 증상” 신고…식약처 조사 중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온라인에서 특가로 판매된 육회를 주문해 먹은 뒤 복통, 구토 등에 시달렸다고 호소하는 글이 여러건 올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날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해당 육회 제조업체 2곳을 대상으로 위반 사항이 있는지 현장점검을 진행했으며 제품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정확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생산시설 위생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15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현장점검에서 업체 위생 상태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 것으로 나왔다. 수거한 제품에 대한 검사는 진행 중”이라면서 “미생물 배양과 확인 작업에 수주가 걸리고,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까지는 더 오래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에서 판매된 육회를 먹은 소비자들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것과 관련, 지난 6일 관련 업체 2곳을 현장 점검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신선식품은 상온에서 변질되기 쉽다. 특히 축산물과 수산물은 미생물 번식 위험이 높아 온라인 구매의 경우 배송 과정에서 4도 이하의 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콜드체인을 이용하면 비교적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지만, 배송비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얼음팩을 넣은 스티로폼 상자를 통해 일반 택배로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

 

하상도 한국식품안전연구원장(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은 “채소·과일은 신선도만 떨어질 뿐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적지만, 단백질과 수분이 많은 축산물과 수산물은 유통 과정에서 미세한 온도 차이로도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다”면서 “특히 익히지 않고 먹는 회나 육회의 경우 유통 기간과 저온 유지가 생명인데 아이스팩을 동봉한 택배로는 이를 담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콜드체인 배송이 아니라면 온라인으로 육회를 구매하는 것은 피하고, 콜드체인 배송이라도 받는 즉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논란의 육회는 지난달 초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핫딜’(특가 상품)로 판매됐다. 위메프를 통해서만 2550여건 판매됐으며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까지 이상 신고 및 환불 신청 건수는 75건으로 집계됐다. 위메프 측은 “이후에도 계속 반품·환불 신청이 들어왔으며 정확한 건수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식중독 의심 육회를 제조한 육가공 업체는 위메프에 최근 입점했으며 이번 핫딜을 통해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가격’ 강점 온라인 농축산물…안전성은?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2023년 농업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 금액은 87억25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71억1600만원)대비 22.6% 증가한 규모다.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 금액은 2017년부터 매년 20%대 성장을 보였으며, 2020년에는 55.6%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37억2300만원)과 2022년(추정치)의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액을 비교하면 3년 만에 134.4% 불어났다.

 

보고서는 “음식료품 및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판매액은 2020년 1분기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 이후에도 농식품 온라인 판매액은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전체 농축산물 구매액의 4분의 1이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산물 구매시 온라인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거나 비교가 용이해서’(35.5%)였다. ‘배달해줘서’가 24.9%, ‘원하는 시간에 구매할 수 있어서’는 16.6%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부분은 역시 ‘가격’이었다. 

 

하지만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온라인 농축산물 구입을 줄였다’는 응답자에게 이유를 묻자 ‘품질이 좋지 않아서’(34.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 농축산물 구입을 늘린 사람 중 ‘신선도 등 품질에 대한 믿음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13.6%에 그쳤다.

 

콜드체인의 발달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신선식품 배송 업체의 상품평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썩은 파프리카를 받았다”, “상추가 오래됐는지 다 물러졌다”, “치즈에 곰팡이가 피어서 왔다” 등 소비자 불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gettyimagesbank 제공

◆식약처 점검 확대…“기업·소비자 역할도 중요”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민원이나 식품 안전 사고는 뚜렷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은 “전체 식품 관련 민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매를 구분하지는 않아 온라인 구매 관련 민원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에는 식중독 등 사고 발생 경우에만 신고가 접수되는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1394건의 식중독이 발생했으며 그 중 온라인 판매 식품 관련 사고는 3건이었다.

 

식약처는 온라인 식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최근 온라인 유통 식품 점검 활동을 강화해 왔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제품 수거·검사 건수를 2020년 701건에서 2021년 1251건으로 늘렸으며, 이 기간 부적합 적발 건수는 12건에서 22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1139건 검사한 결과 8건의 부적합 제품이 발견됐다.

 

축산물에 대해서는 모니터링단 등 운영을 통해 수시로 수거해 검사하고 콜드체인 점검 역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유통 축산물 검사는 969건으로 전년보다 47% 늘었고 2건의 부적합 사례가 발견됐다. 운반 과정 점검 건수도 428건에서 762건으로 늘렸으며 2건의 기준 미준수 등 사례가 적발됐다.

 

식약처는 온라인 소비트렌드를 반영해 식품냉동·냉장 운반차량 및 물류센터 점검을 지속하고, 축산물에 대한 수거 검사와 위생 점검을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1차적 책임은 생산·유통업체에 있는 만큼 식품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 원장은 “아무리 단속·점검을 확대하더라도 기업이 신경쓰지 않으면 식품안전 사고는 일어나게 마련”이라며 “업체들이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품질 유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노력해야 식품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온라인 구매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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