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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메모리 한파 지속… 파운드리 역량 강화 등 체질 개선을 [K반도체 위기]

입력 : 2023-02-01 19:00:00 수정 : 2023-02-01 21: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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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시장 전망·대책

삼성전자 1분기 2조 안팎 적자 예상
“인위적 감산없다” 정공법 돌파 의지
하반기 수급량 조절돼 반등 전망도

“시황 흔들리는 메모리 편중서 탈피
AI·자율주행 등 확대… 경쟁력 강화”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실적이 곳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우려했던 ‘반도체 쇼크’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K반도체’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K반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황에 흔들리는 메모리 편중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첨단 반도체로 영역을 넓히는 체질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불황의 ‘K반도체’, 훨훨 나는 TSMC

 

그동안 세계 반도체 시장 패권 다툼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삼성전자 간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특수를 누렸던 PC와 전자기기 시장 침체로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경험했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1.7% 감소했으며, 7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 여파로 인텔은 올해 약 30억달러 규모, 2025년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절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대만의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는 글로벌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지난 4분기 영업이익만 약 13조3000억원을 내며 삼성 반도체(약 2700억원)보다 무려 50배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TSMC의 약진은 삼성전자가 우위를 가진 메모리 시장은 악화된 반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커진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AI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의 확산으로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초미세공정에 주문이 증가해 TSMC를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의 매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TSMC는 미국과 일본을 확고한 동맹으로 규정하고 양국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대만의 삼각 연대’로 인해 한국이 반도체 패권 구도에서 소외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일본은 2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반도체 신설기업인 ‘라피더스’에 700억엔(약 68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지속적으로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기업은 2027년까지 슈퍼컴퓨터, 자율주행차, AI 등에서 활용되는 로직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5조엔(48조원)의 설비투자 등을 할 계획이다.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천명한 이후 전폭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서면서 일본과 중국도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참여할 전망이다.

◆‘정공법’으로 돌파… 하반기 반등 기대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2000억원(신영증권), 1조7910억원(한화증권), 1조7000억원(미래에셋증권) 등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올해 영업손실 추정치를 7조2000억원으로 하나증권은 제시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자연 감산(간접적 감산) 등으로 수급량이 조절돼 업황 반등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K반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경기 둔화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K반도체가 비메모리 분야도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결국 장비가 문제다. 장비가 있어야 메모리든 파운드리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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