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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근대건축물, 극과 극 처지

입력 : 2022-12-29 01:00:00 수정 : 2022-12-28 2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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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된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
미술관·공연장 단장… 30일 개관
일제강점기 때 시청 ‘대전부청사’
민간업체, 2023년 철거 후 신축 추진

옛 산업은행, 박물관 건립 하세월
“市, 근대유산 보존 손놓아” 비판론

대전시의 미온적 대처로 방치돼 있던 대전 대표 근대 문화유산 2곳이 새해 각기 다른 운명을 맞게 됐다. 대전 동양척식주식회사는 건립 100년 만에 시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반면, 대전부청사는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민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모습. CNCITY마음에너지재단 제공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동구 인동) 건물을 소유한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은 최근 건물 내부를 미술관과 공연장을 겸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재단은 30일 갤러리·공연장 개관식을 한다.

동척은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로 국가등록문화재다. 1984년 민간에 매각됐다. 국가문화재인 만큼 외부는 보존하고 내부만 갤러리 겸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간은 라틴어로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로 ‘헤레디움’으로 명명됐다. 헤레디움은 전시뿐 아니라 실내악, 단독·소규모 연주회 공간으로 널리 활용돼 시민들의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간은 70여명을 수용한다.

재단 관계자는 “일제 식민 수탈의 아픈 역사가 있는 장소지만 이를 덮어버리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기억하며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86년 역사 사라질 위기 일제강점기 대전시청으로 1936년 건립된 옛 대전부청사의 현재 모습.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대전시청이었던 대전부청사(중구 은행동)는 철거를 앞두고 있다. 1936년에 3층 규모로 준공돼 대전부청과 함께 대전상공회의소로 사용됐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정청과 대전시청으로 사용됐다. 1·2층은 행정사무실로, 3층은 1960년대에 청소년회관으로 바뀌어 대중공연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소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내년이면 대전부청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016년 이곳을 매입한 민간업체는 지난 27일 대전시 건축심의위원회에 이곳을 헐고 주상복합건물을 짓겠다는 내용의 심의 요청 공문을 접수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대전부청사의 역사성과 장소성 등 문화·역사적 가치를 들어 대전시에 보존 및 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대전시가 근대문화유산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대부분의 근대 건축물이 민간 소유가 됐다”며 “시가 진행한 ‘대전부청사 활용 연구용역’에서도 보존해야 한다고 제시됐지만 이마저 대전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구 중동에 있는 국가등록문화재인 옛 산업은행(조선식산은행)은 일반 안경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3년 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2층에 안경사박물관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부청사 연구용역은 매입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보존을 어떻게 해야할지 살펴보기 위해서 한 것”이라며 “업체가 철거를 한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할지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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