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강조
“하위법관 실명 등 공개 범위 넓힐 것”
사법부는 오랜 기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었다. 변호사들이 ‘법관 평가’를 하며 그런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법관 평가는 2008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처음 도입했다. 지금은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가 모두 하고 있다.
지난해 법조계에 파란이 일었다. 서울변회가 5명 이상 회원에게 유효 평가를 받은 전국 법관 745명에게 순위, 평균 점수 등 평가 결과를 우편으로 보내면서다. 우수 법관에 선정된 경우엔 긍정적 사례도 넣었다.
김정욱(43·변호사시험 2회) 서울변회 회장은 지난 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항의도 많이 듣고 고초를 치렀다”며 “이렇게 해야 사법 서비스가 더 개선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한 일이고, 조금씩 의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위 법관 5명 중 2년 연속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어요. 올해 하위 법관 13명 중엔 지난해에도 하위 법관에 선정된 경우가 없습니다. 법관 분들이 재판할 때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좀 부담이 됐지만 사법 서비스 개선에 일조하지 않았나, 뿌듯합니다.”
김 회장은 법관 평가 결과를 개별 통보한 것과 관련해 “믿을 수 있는 데이터냐”란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우수 법관이나 하위 법관이 된 분들은 대부분 회원 20명 이상의 평가를 받아요. 튀기 때문이죠. 평가자가 20명이면 우수 법관은 다 90점대, 하위 법관은 50점대를 줍니다. 변호사들은 소송에서 이기든 지든 잘한 법관에게 좋은 평가를 줘요. 소송의 승패와 관계없습니다. 제가 통계 관련 석사 논문을 써서(김 회장은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방법으로 분석해 봤는데, 통계적으로도 거의 균일하게 나와요. 충분히 신뢰성 있는 데이터입니다.”
“재판 개입”이란 얘기도 들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법 평가가 어떻게 재판 개입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수많은 법관들을 접하는 변호사들이 평가하는 게 가장 객관적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변회는 지난해 관련 지침을 개정해 향후 5년 내 하위 법관에 3차례 선정되면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면서도 “공개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했다. 서울변회는 올해에도 5명 이상 회원에게 평가받은 전국 법관 850명에게 결과를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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