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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뒤흔든 5개 키워드… ‘축구 드라마’에 전세계 열광 [2022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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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20 19:21:39 수정 : 2022-12-20 21: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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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모드리치·호날두 등 마지막 출전
벨링엄·가비 등 밀레니엄 세대 돌풍도

亞 한국·일본·호주, 16강 진출 대약진
모로코, 아프리카 최초 4강 진출 기염

코로나 영향 교체카드 숫자 3장→5장
경기 템포 한 번에 바꾸는 전술 활용돼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등 도입
수비라인 올리는 등 전술에 영향 미쳐

폭염 피해 이례적으로 11월 대회 개막
빅리그 지옥 일정 탓 선수 컨디션 난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인 축구는 최근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경기 규칙 등이 변화하고, 신기술이 속속 도입된 데다가 유럽 빅리그 환경도 사뭇 달라진 것. 20년 전 축구와 현재 축구를 비교하면 전혀 다른 경기라고 느껴질 정도다. 자연스럽게 월드컵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수년간 이어진 종목 변화가 응축돼 불과 한 달 동안 이어지는 대회에서 극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열전을 마치고 지난 19일 아르헨티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2 카타르 월드컵도 수많은 변화의 장면들이 있었다. 5개 키워드를 통해 이들 변화 양상을 살펴봤다.
왼쪽부터 메시, 벨링엄, 가비, 모드리치.

# ‘라스트 댄스’와 ‘밀레니엄 세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을 유난히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37·크로아티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폴란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 등 30대 중반을 넘어선 슈퍼스타가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유지한 채 마지막 월드컵 도전에 나섰기 때문. 반면 주드 벨링엄(19·잉글랜드), 파블로 가비(18·스페인) 등 200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 돌풍도 뜨거웠다.

이렇게 이번 대회에서는 ‘띠동갑’도 넘어서는 1980년대 출생 선수와 2000년대 출생 선수가 함께 주력으로 활약을 펼쳤다. 스포츠의학과 컨디션 관리 기법 등의 발달로 선수 전성기 구간이 많이 늘어난 덕분. 이미 유럽 빅리그에서는 30대 중반은 아직 전성기가 한창인 나이로 인식되는 중이다. 10대 나이로 한 팀에서 주력으로 활약하는 선수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런 과학 발전이 월드컵 풍경까지 크게 바꿔놓았다.

# 아시아와 아프리카 돌풍

이제 더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조별리그에서 간단히 승점 3을 따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1로 잡아내는 대파란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팀이 대약진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행을 해냈다. 일본은 독일, 스페인을 연파하며 조 1위까지 차지했다. 호주도 강호 덴마크를 누르고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아프리카는 모로코가 본선 토너먼트에서 스페인, 포르투갈을 잡아내며 아프리카 대륙 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이들 팀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파란이 단순한 우연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유럽 빅리그들이 최근 10여년 사이 선수 수급 범위를 크게 넓히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선수 진출이 크게 늘었고, 빅리그에서 기량을 키운 선수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두려움 없이 강호들과 맞서 마침내 세계 축구 지형을 흔들어 놓았다.

# 전술 흐름 바꾼 교체카드 5장

최근 몇 년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각국 리그들이 교체카드 숫자를 기존 3장에서 5장으로 늘렸다. 필드플레이어 절반에 달하는 숫자 선수를 바꾸며 전술 흐름 자체를 뒤흔들 수 있게 된 것.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교체카드 5장이 적용됐고, 역시 전술 운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반을 수비로 틀어막은 뒤 후반에 공격적 교체카드를 대거 활용해 경기 템포를 극단적으로 뒤흔드는 일본 전술이 큰 화제를 모았다. 결국, 일본은 이 전술로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하며 교체카드 숫자 증가를 가장 잘 활용한 국가로 인정받았다.

일본 외에도 경기 중 2∼3장의 교체카드를 한번에 사용해 경기 분위기를 뒤바꾸는 것이 많은 팀 주요한 전술로 활용됐다.

# 카타르 월드컵 히트상품 ‘SAOT’

월드컵마다 신기술이 속속 도입돼 경기 양상을 바꾸며 ‘히트상품’ 역할을 하곤 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비디오판독(VAR)이 본격 도입된 데 이어 이번 대회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각광을 받았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설치된 12개 추적 카메라가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어낸 뒤 공 안에 내장된 센서와 감응해 실시간으로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독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거둔 결정적 득점 3개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잡아내는 등 SAOT는 대회 내내 애매한 상황에서도 명확하게 오프사이드를 잡아내며 맹활약했다.

이 신기술 덕분에 카타르 월드컵은 적어도 오프사이드에서만큼은 거의 논란이 없는 대회가 됐다. 이후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팀이 상대 오프사이드를 유도할 수 있도록 수비라인을 적극적으로 올리는 등 전술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 제3세계 월드컵

많은 낯선 변화 속에서도 대회 양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은 역시나 개최 시기. 카타르 여름 폭염을 피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북반구 겨울인 11월에 대회가 개막했다.

아쉽게도 이 변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한창 시즌을 진행 중인 유럽 빅리그들이 월드컵 일정을 맞추기 위해 대회 직전 가혹한 스케줄을 감행했고, 결국 수많은 스타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기회를 잃었다. 한국의 김민재(26)를 포함해 어렵게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도 부상 영향 속 완벽한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축구 종목이 날이 갈수록 세계화하는 만큼 언젠가 또다시 유럽, 남미가 아닌 제3세계에서 월드컵 개최는 필연이다. 그렇기에 카타르 월드컵을 거울 삼아 선수들이 좀 더 완벽하게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는 대회 일정 운용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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