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을 월드컵 16강에 올리는 성과를 내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나는 파울루(53) 벤투 감독이 과거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비판한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와의 친선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직전까지 일부 선수들이 FA컵, K리그 등에서 혹사 수준으로 경기를 뛴 것에 대해 비판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시즌 한국 축구는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이 72시간 안에 모든 경기가 치러졌다”며 “사실 선수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 의견은 한국에서 ‘대표팀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라며 “8월에도 그런 걸 볼 수 있었다. (축협은) 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은데, 팀도 그렇고 선수도 그렇고 올바른 방식으로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벤투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미드필더 김진수(30·전북)의 컨디션에 대해 말하던 도중 나왔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의 상태에 대해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놀랍진 않다”며 “그는 FA컵에서 30분쯤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는데 이는 월드컵을 잃을 수도 있는 큰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에 뛴 것”이라고 짚었다.
김진수는 K리그와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등 총 43경기에 뛰었고 대표팀과 동아시안컵 등 대표팀 경기에도 계속 차출돼 ‘혹사 논란’에 시달렸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은 최적의 몸 상태에서 뛰어야만 한다”며 “지원이 필요하고 분석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기에 선수단 지원에 대해 조언하고 싶다. 경기장 안에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진수는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한 뒤 “솔직히 말씀드리면 몸이 안 움직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6일 브라질과의 16강전을 1-4로 패배한 뒤 김진수는 취재진과 만나 “오래 기다렸던 대회인데 내가 원하는 몸 상태로 출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머리는 생각을 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면서도 “부상 탓이든, 경기를 모두 뛰어서 그런 것이든 다 핑계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경기를 잘 풀었어야했다”며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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