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소’ 기록을 이어갔다. 저출산 경향이 짙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가 감소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벌써 82개월 연속이다. 전국 곳곳에서 출산율이 하락하면서 우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화에서, 지난 9월 인구동향에는 의미있는 ‘시그널’도 나타났다. 전년 대비 출생아 수 감소가 20명에 그친 것이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세가 둔화한 것. 이는 연간 출생아수 70만명대에 달하는 1990년대생들이 본격적으로 출산연령대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90년대생 부모’의 등장을 계기로 정부가 출산율 반등을 위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을 보면 9월 출생아 수는 2만1885명에 그쳤다. 이는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다만, 출생아 수 감소세는 둔화됐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출생아수는 2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출생아 수가 두 자릿수 감소에 그친 것은 2012년 3월(-51명) 이후 10년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출생아 수 역시 19만2223명에 그쳐 20만명을 밑돌았다.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했다. 이는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7명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 수 감소세가 둔화된 것과 관련 1990년대 초중반생 부모의 등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출생아 수는 연평균 63만6523명이지만, 1991년부터 1995년까지는 연평균 71만8396명으로 늘었다. 1990년대생은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이며, 인구정책 2기에 해당돼 다른 세대에 비해 인구 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출산율 상황은 우울하다. 3분기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79명으로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했다.

이는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3분기 출산율이 0.8명을 밑돈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30대 후반 이상 여성의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3분기 35∼39세 여성의 출산율(45.5명)은 1년 전보다 0.9명 늘었고, 40세 이상 여성 출산율(4.1명)도 0.3명 증가했다. 특히 40세 이상 출산율은 집계 이래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나머지 30∼34세(작년보다 2.9명 감소), 25∼29세(3.2명 감소), 24세 이하(0.5명 감소) 연령대에서는 모두 출산율이 감소했다.
자녀가 많은 ‘다둥이’ 가정 역시 점점 더 줄어드는 모습이다. 3분기에 태어난 아이 가운데 10명 중 6명 이상(62.7%)은 첫째 아이였으며, 둘째 아이는 30.5%, 셋째 이상으로 태어난 아이는 6.8%에 그쳤다. 부부가 첫째 아이를 낳기까지 소요되는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2.69년으로 작년 동기보다 0.24년 늘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1.03명)과 전남(1.04명)만 1명을 넘겼다. 서울 합계출산율은 0.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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