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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 첫 기자회견..."정부, 진정한 사과와 책임 규명을"

입력 : 2022-11-22 14:43:14 수정 : 2022-11-22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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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대회의실서 참사 이후 첫 기자회견
피해자 지원·추모시설 마련 등 요구 전달
한 유족 "위패 없던 분향소가 2차 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한 유가족은 이태원 참사가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었다"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2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중 일부는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심경을 밝혔다.

 

외국 국적인 A씨의 어머니는 아들 A씨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국내 대학 어학당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보내며 가장 힘든 건 나라를 이끄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말 답답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나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곧 (오스트리아) 빈으로 간다. 정부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 장례식이 빈에서 28일에 열려가야 한다"며 "억울하게 죽은 외국인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 유가족 여러분도 힘내서 꼭 우리 아이들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다른 희생자 B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증명서를 들어 보이며 "사인도 시간도 장소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떠나 보내려 하나"라며 "심폐소생술이라도 받았는지 병원 이송 중 사망했는지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더 안아주고 더 토닥거려줄 걸, 사랑한다고 매일 말해줄 걸, 얼굴 한 번 더 만져줄 걸, 먼저 보낸 미안함에 몸부림친다"며 "단축번호 3번에 저장된 우리 아들 목소리를 이제 들을 수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C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참사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었다"며 "이태원 도로 한복판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는 국가는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배우 고(故) 이지한씨의 어머니도 이날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매일 같이 운동을 거르지 않았고 작품에 온 신경을 썼다. 오후 2시에 바지를 다려 입으면서 '나 오늘 밥 먹고 올 거야'(하고 나갔다.) 그런데 아이가 그날 죽었다고 (연락이 와서) 믿을 수 없어서 병원을 갔는데 지한이가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볼이 패여 있었고 배가 홀쭉해서 '지한아 너 오늘도 못 먹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졌다"며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장, 경찰청장, 서울시장, 행안부장관, 국무총리 자녀 한 명이라도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면 과연 그 거리를 설렁탕을 먹고 어슬렁 걸어갈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10·29 참사' 대응 TF 팀장 윤복남 변호사는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한 질문에 "정부의 선제조치가 없다 보니 사적으로 (명단이) 공개되는 형태"라며 정부의 조치 미비를 지적했다.

 

그는 "명단 공개가 잘됐는지 말았는지가 핵심이 아니고 정부가 희생자 추모를 위해 공개하려는데 동의하는지 묻고 공개하면 될 일인데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며 "(동의 하에) 명단을 밝히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 유가족은 "동의 없는 명단공개는 2차 가해라고 했다. 그전에 저의 동의 없이 분향소에 영정이 없고 위패가 없는 것을 본 것도 2차 가해였다"며 "그런 분향소를 본 적 있느냐"며 되묻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진정한 사과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및 책임규명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추모시설 마련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 정부에 대한 6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 119-7번지 일대에서 발생했다. 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길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고 이날 현재 158명이 숨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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