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장기화된 불황과 자산의 양극화 영향 관측
대중성보다는 타겟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전략 필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원주민인 ‘알파 세대‘가 성큼
“불경기라고 해서 고객들이 무조건 지갑을 닫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경기에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지는 것을 소비로 풀려는 하기 때문에 소위 ‘작은 사치(small luxury)’라고 하는 확실한 소비를 하고 나머지는 초 절약을 하는 양극화된 소비를 한다. 위축되는 것은 평균적인 대중시장이다.”
2007년부터 매년 다음해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해 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3년의 첫 번째 키워드로 ‘평균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을 꼽았다. 평균 실종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것들,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5일 내년 소비 트렌드 전망을 담은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요즘 시장은 평균이 의미없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산의 양극화는 심해지는데 반해 개인의 취향 다원화되고 N극화되는 탓에 소비가 극과 극을 넘나들고 시장은 ‘승자 독식’으로 굳혀지면서, 중간값, 평균값을 매기는 것에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런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더욱 정밀하게 파고 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평균적이고 가장 다수가 좋아할만한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타겟을 미세하게 구분하고 접근해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뉴디멘드 전략’(New Demand Strategy)을 제시했다. 지금과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도 소비자들은 선택과 집중을 해 전략적으로 구매를 이어가는 만큼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가 생각지도 못한 이점을 부각하거나, 전에 없던 새롭고 매력적인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방식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목시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출시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오피스 빅뱅 △체리슈머 △인덱스 관계 △디깅모멘텀 △알파세대가 온다 △선제적 대응기술 △공간력 △네버랜드 신드롬 등을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이같은 10개의 키워드를 토끼의 해에 걸맞게 불황의 늪을 토끼처럼 뛰어올랐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래빗 점프(RABBIT JUMP)’라고 명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내년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진짜 신세대인 ‘알파세대’가 부각될 해라고 전망했다.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말이 ‘엄마’가 아닌 ‘알렉사’ 등 AI 스피커의 이름일 정도로 100% 디지털 원주민이며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닌 새로운 종족의 시작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들은 개성이 강하고 모두가 셀럽”이라며 “저출산으로 인해 숫자는 많지 않지만 집안에 아이가 (별로) 없어 집중적으로 관리를 받고 고급화되어 있는 세대”라고 평가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